주한 미군 장병이 젓가락질을 하고 있다.(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연합뉴스 |
이웃 아이를 돌본 한 네티즌이 젓가락을 주먹 쥐듯 잡는 아이를 보며 쓴 글이 온라인상 화제다. ‘부모들이 젓가락질을 안 가르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남긴 글인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젓가락질은 가정교육”이라는 의견과 “올바른 젓가락질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식의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들 젓가락질 안 가르치는 부모님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최근 11세 초등학생인 이웃 아이를 반나절 간 돌보는 동안 아이와 함께 식당에 갔다가 아이의 젓가락질을 보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아이가 젓가락질을) 주먹을 쥐고 막대기 잡듯 한다”며 “젓가락질이 잘 안되니 온몸을 비틀고 흘리고, 얼굴과 옷에 음식물이 묻어나고 정말 정신없이 식사하더라”고 했다.
이어 “음식을 잘 못 잡아 여러 번 잡았다 놓았다 하니 비위생적이기도 해서 몇 번 제가 새 젓가락으로 아이 그릇에 덜어주기도 했다”고 했다. 식당의 다른 손님도 아이의 젓가락질을 지적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식당에 아이 부모가 왔지만, 아이의 젓가락질에 대한 지적이나 교정은 없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아이들 젓가락질을 안 가르치는 부모들 이유가 뭘까. 아이들이 크면서 저절로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라며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고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이 글엔 다수의 네티즌들이 “올바른 가정교육이 필요하다” “괜히 어릴 때부터 젓가락질 배우는 게 아닌데” “커서도 못 고치면 보기 안 좋다” 등의 반응을 보인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젓가락질은 음식만 안 흘릴 정도면 된다. 젓가락질 자체는 상관 없음” “11자 젓가락질이 정석이라는 것도 근거 없는 얘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샘표 신입사원 면접전형에 도입된 젓가락질 심사./샘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바른 젓가락질을 둘러싼 예절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온라인상에 ‘소개팅 상대방의 서툰 젓가락질이 눈에 거슬린다’ ‘젓가락질 못한다고 파혼당했다’ 등 네티즌들의 실생활 고민이 심심치 않게 올라올 뿐 아니라, 식품회사 샘표는 신입사원 공채 면접 과정에서 ‘올바른 젓가락질 사용법’을 심사해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젓가락질 심사 도입 당시 샘표 관계자는 “젓가락 문화는 우리나라 기본 식사 예절로 한국 고유의 식문화이자,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야 할 기본적인 문화”라며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성협의 '고기굽기'./국립중앙박물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런 가운데 젓가락질이 조상들의 식사 예절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 집안의 예절을 기록한 이덕무의 ‘사소절’에는 음식 먹을 때의 태도가 기록돼 있지만 젓가락 사용법에 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다. 또 19세기 화로 곁에 둘러앉아 고기를 먹는 모습을 그린 성협의 ‘고기굽기’ 그림에서는 선조들이 ‘X자’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자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