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들이 지난 11월9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에서 열린 ‘아주 인터내셔널 데이’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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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저출생과 고령화, 인구 감소로 국내에 외국인 유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제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를 보면, 국내 외국인 체류자는 지난 1월 말 현재 244만840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4.1% 증가했다. 이 중 장기 체류 외국인이 189만3911명으로 단기 체류자(55만4490명)의 3배를 넘는다. 국내 체류 외국인 규모는 2021년 말 약 196만명에서 2022년 말 225만명, 지난해 말에는 25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에 육박한다.
정부도 외국 인력과 이민자 유입을 차츰 확대하는 추세다. 지방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인구 절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며 외국 인력 유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및 고용 허가제(E-9) 비자 발급, 숙련 기능인력의 연간 쿼터 확대 등과 함께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를 위한 지역 특화형 비자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역의 인력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비자를 발급하고 외국 인력 정착을 통해 생활인구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외국인 가사 노동자’ 도입을 통해 돌봄과 서비스 분야도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 정책이 국내에 부족한 ‘노동력 공급’ 쪽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정작 외국인의 정주 여건 조성 등 정착·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고용허가제 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사업장 변경이 어려운 탓에 열악한 조건에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일해야 하거나, 임금 등에서 차별 처우를 받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인 가사 노동자들의 경우 국내 최저임금 적용을 배제하자는 주장도 논란을 낳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때인 지난해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이민 정책은 평등이나 공정의 영역이 아니다. 철저히 우리 국민의 행복과 국익을 위한 방향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서도 이런 정부 정책의 기조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돌봄 등 서비스 노동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터라 “외국 인력을 싸게 도입해 활용하자”는 태도는 논란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근로사업장 변경을 어렵게 하는 규정을 완화하고 주거 지원을 강화하는 등 외국 이민자들이 내국인과 동등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외 계절 노동자들이 충북 괴산의 한 농가에서 시설 채소를 살피고 있다. 괴산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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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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