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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 미시간 경선서 아랍계 '분노 투표'…‘바이든 비토’ 10%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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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상ㆍ하 양원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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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에 또 다른 '비상등'이 켜졌다. 27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최근 친이스라엘 노선에 기운다고 비판하는 아랍계 미국인과 젊은 세대 상당수가 ‘불신임’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바이든에겐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이들의 표심을 돌려야 한다는 과제가 생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개표율 50% 기준 36만9596표를 얻어 80.7%의 압도적 지지율로 승리했다. 작가 매리언 윌리엄슨(1만3816표, 3.0%), 딘 필립스 하원의원(1만2961표, 2.8%)이 그 뒤를 이었다. 실질적 경쟁 주자 없이 진행된 경선인 만큼 압승이 예상되긴 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는 성명을 통해 “오늘 자신의 목소리를 내준 모든 미시간 유권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투표권을 행사하고 민주주의에 참여하는 것은 미국을 위대하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미 중서부의 미시간주는 대선 승패를 가를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로 꼽히는 7개 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2020년 대선 당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15만4000여 표차(2.8%포인트)로 이겨 이 주에 걸린 선거인단 16명을 가져갔다.



미시간주 아랍계 비율, 미국서 가장 높아



미시간주는 전체 인구 약 1000만 명 가운데 아랍계 인구가 약 21만 명으로 2%를 넘는다. 미국의 50개 주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일종의 분노 투표로 ‘반(反)바이든 표심’을 적극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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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 27일(현지시간) 아랍계 미국인 단체 ‘리슨 투 미시간(Listen to Michigan)’의 압바스 알라위 대변인이 참석자들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지지후보 없음’에 투표할 것을 독려하고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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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선을 앞두고 아랍계 미국인 단체 ‘리슨 투 미시간(Listen to Michigan)’ 등을 중심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노선에 대한 항의 운동의 일환으로 ‘지지후보 없음’ 투표 운동이 벌어졌다.

실제 개표 결과 유권자 일부가 동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표율 50% 기준 ‘지지후보 없음’에 기표한 유권자 수는 6만2238명으로 13.4%에 달했다. 최근 세 차례의 미시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나온 ‘지지후보 없음’ 표는 각각 약 2만 명 수준에 불과했었다. 바이든 지지자들이 ‘지지후보 없음’ 투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만 도와줄 거라는 내용의 유료광고를 내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바이든 비토’ 아랍계만 아니라 젊은 층도”



이와 관련해 미시간주를 지역구로 둔 데비 딩겔 민주당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커뮤니티만 그런 게 아니다”며 “젊은 층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고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시간주는 아랍계 미국인 인구가 많고 대학 캠퍼스도 있다”며 “가자지구를 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퍼진 광범위한 불안의 중심지가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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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 27일(현지시간) 한 유권자가 디어본의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지지후보 없음’에 투표할 것을 독려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손에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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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시간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상대로 압승을 거둬 1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부터 시작된 경선 연승 기록을 ‘6’으로 늘렸다. 개표율 62%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만6841표(68.1%)를 얻어 20만3306표(26.8%)에 그친 헤일리 전 주지사를 배 이상 앞섰다.



트럼프, 경선 6연승…‘반트럼프 표심’ 여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투표를 마감하자마자 승리를 확인한 뒤 “우리가 미시간에서 이기고 전체(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며 “11월 대선에서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미국 역사상 최악”이라고 맹비판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나온 ‘지지후보 없음’ 투표와 관련해 “바이든이 11월 대선에서 취약하다는 신호”라며 “그러나 트럼프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약 35%의 표를 받지 못했다. 이는 11월 트럼프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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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 지난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미국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열린 경선 승리 축하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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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대선행 티켓을 굳힌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선 리매치는 기정사실화됐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당내 ‘반(反)트럼프 표심’이 여전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확장성의 한계를 다시 노출했다.

통계 분석 사이트 파이브써티에이트가 전날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트럼프의 평균 지지율은 78,7%로 헤일리 전 주지사(21.8%)를 56.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두 사람의 득표율 격차는 약 40%포인트로 여론조사 평균치보다는 적었다. 공화당은 이날 프라이머리에서 16명의 대의원을 배정한 뒤 내달 2일 코커스를 다시 열어 39명의 대의원을 배정한다.



바이든, 의회 지도부와 ‘예산회동’…빈손 종료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위기 속에 27일 의회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여야 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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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왼쪽 두 번재) 부통령, 마이크 존슨(왼쪽) 하원의장(공화당),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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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연방정부 임시 예산은 내달 1일과 8일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이 때문에 그 전에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정부에 재정을 공급하는 것은 의회의 책무”라며 “(예산안 처리 실패 시 뒤따를) 셧다운은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하루하루 상황은 절박하다”며 우크라이나ㆍ이스라엘 지원이 포함된 국가안보 패키지 예산안의 처리도 요구했다. 상원은 지난 13일 총 950억 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안보패키지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하원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공화당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못 넘고 있다.

존슨 하원의장은 회동 후 “우리는 합의에 이르러 셧다운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최우선 순위는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 국경에 장벽을 세워 이민자 유입을 막는 것이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급한 문제라는 뜻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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