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하 속도 조절···국내 증시 변수 많아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미국 금리 움직임이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이 올해 금리를 속도감 있게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 4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3.3% 성장률을 기록하자 일단 동결을 택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 완화를 암시하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다시 변곡점에 서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안갯속’ 증시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국장(국내증시)’은 물론, 한창 상승세를 달리는 미국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 바닥론이 나오는 중국 증시도 살펴야 한다. 특히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상승세가 꺾인 후 강세를 이어가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있다. 그래도 ‘빅테크’를 중심으로 미국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MS는 시가총액이 3조 달러를 넘어서며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미국 헬스케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기술주 쏠림으로 가려진 저평가 산업을 찾는 차원이다. 고령화라는 ‘정해진 미래’를 감안하면, 의료 시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헬스케어 업종의 추세적 성장을 뒷받침해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AI가 진료, 진단, 신약 개발 부문을 크게 성장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헬스케어 업종의 특성상 경제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점도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약세를 이어가던 중국 주식을 담아야 한다는 ‘역발상’ 전략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S&P500이 20% 이상 상승할 동안 항셍 지수(홍콩증권거래소 주가지수)는 30% 하락했는데, 이를 펀더멘털 차이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프랑스 자산 운용사 아문디는 중국 주식 중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 부문이 유망하다고 봤다.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전기차와 광산주도 추천했다. UBS는 소비자, 인터넷, 산업과 같은 팬데믹 회복 수혜 업종과 은행, 보험사, 유틸리티 같은 방어주를 보유하는 ‘바벨 전략’을 추천했다. 어느 나라든, 어느 산업이든, 어느 기업이든 2024년 투자의 전제조건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이다. 미국 ‘매그니피선트7’ 기업들 사이에서도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정부 정책주도 주목해야...저PBR주 붐 일어
한 가지 더, 윤석열 정부 정책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증권가는 때아닌(?) 저PBR주 붐이 불고 있다. ‘PBR(Price Book 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이란 회사가 보유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사 시총이 회사 자산가치보다 작은지 큰지를 따진다. 회사 자본과 시장 값어치가 같으면 PBR은 1배다. PBR값이 크면 시장에서 해당 기업이 실제가치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1보다 작을 경우에는 저평가다.금융과 자동차, 지주, 유통, 유틸리티 등 PBR이 낮은 업종들의 지수가 크게 올랐다. 대체로 시장 관심 밖에 있던 업종들이 며칠 만에 증시를 이끄는 주체가 된 것.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2024년 업무 추진계획 속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증권가에서는 딱히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테마주가 ‘발굴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반짝 상승세를 타다 끌날 수 있다는 거품론이 없지 않지만, 주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 상승세를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PBR은 통상 가치주를 발굴할 때 활용됐다. 우리나라 코스피 평균 PBR(확정실적 기준)은 0.91배다. 2022년 6월 이후로 1배를 넘어선 적이 없다. 집중 타깃 대상은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에서도 PBR 1배 이하의 기업이다. 정부는 기업 PBR을 끌어올려 만년 숙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이뤄내려 한다. 코스피에서 PBR 1배 미만인 종목은 500개가 넘는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PBR 1배에 한참 못 미치며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으며 △부채비율이 낮아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권한다. 아울러 저PBR 종목 중에서도 미래 자기자본수익률(ROE) 개선 가능성이 큰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건강관리, IT가전, 소프트웨어 등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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