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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20% 빠졌는데 “바닥 아니다”…서학개미, 테슬라 팔아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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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0% 빠진 ‘서학개미 국민주’ 대응법



■ 경제+

서학개미의 핵심 선호 종목은 단연 테슬라로 꼽힌다. 국민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몰빵에 가깝다고 할 만큼 사들이는 투자자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의 미래가 흐려지면서 쾌속질주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경쟁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전 세계로 뿌리면서 테슬라의 독주 시대가 끝나고 있는 것일까. 주가가 더 내려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자율주행기술이 무르익으면 테슬라의 위력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떠오른 것도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1. 전기차 수요 줄고 경쟁 심화…자율주행 기술 진척도 더뎌

자그마치 114억 달러, 한화로 15조2000억원이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전기차 기업 테슬라 한 종목에 투자한 액수다. 미국 주식인데 ‘국민주(株)’급이다. 테슬라의 인기 비결은 전기차의 아이콘이란 이미지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괴짜 리더십’,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다. 한 번이라도 재미를 본 사람은 테슬라에 대한 믿음이 종교처럼 굳건해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란 말까지 유행한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199.95달러로 내려앉았다. 올 들어 20% 빠지고, 시가총액은 200조원 이상 증발했다. 테슬라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에 대한 의심이 커진 탓이다. 실제 기술력이 포장에 못 미친다는 평가에 “M7(매그니피센트 7, 대형 기술주)에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제 투자자를 괴롭히는 질문은 ‘주식을 사야 할 때냐, 아니냐’다. 이미 원금을 까먹고 있다면 본전 생각에 ‘물타기를 할까’ 고민할 법도 하다. 인공지능(AI)이 대세인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를 계속 담아도 되는 걸까.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테슬라에 대한 비관론, 그 기저엔 전기차 수요 둔화가 깔려 있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1050만 대에서 지난해 1380만 대로 31% 늘었다. 그러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을 보면 2022년 61.5%의 절반에 그친다. 올해는 잘해야 20%대로 예상된다. 테슬라의 상황도 비슷했다. 지난해 전기차 전체 판매량의 13%인 181만 대를 팔았다. 전년보다 38% 늘었지만, 목표인 ‘50% 증가’에는 크게 못 미쳤다. 몇 년 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넘치던 것과 뚜렷하게 대조된다.

이유가 뭘까. 업계는 원자재값 상승을 명분으로 전기차 가격이 급격히 뛴 데다, 고금리 탓에 자동차 할부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예비 구매자들이 이탈했다고 분석한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는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는 높은 가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렌터카 1위 업체인 허츠가 테슬라를 포함해 전기차 2만 대를 팔아버리기로 했다. 이는 허츠가 보유한 전기차의 3분의1 규모다. 전기차는 수리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객도 충전소 부족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2. 단기론 호재보다 악재…“주가 바닥 아니다” 중론

경쟁사의 공세에 치이는 것도 문제다. 중국 비야디(BYD)를 비롯해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도 테슬라를 추격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57.1%에 그쳤다. 2년 전(77.8%)보다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앞다퉈 전기차 가격을 내리는 ‘치킨게임’도 한창이다. BYD가 지난달 15일 독일에서 전기차 가격을 15% 내리며 불을 지폈다. 주력 차종인 아토3 가격은 4만 유로(약 5800만원)로 떨어졌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에 이어 업계 2위였지만, 4분기(10~12월)만 놓고 보면 52만6409대가 팔려 테슬라(48만4507대)를 제쳤다. 테슬라도 이에 질세라 중국과 유럽에서 가격을 최대 10.8% 낮추며 반격했다. 인기 차종인 모델Y롱레인지가 9% 내린 4만9990유로(약 7320만원) 정도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꺾이고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차량 가격까지 낮춘 것이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차량 가격을 최대 19% 내린 테슬라의 성적표는 이미 저조하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4분기 8.2%를 기록해 전년 동기(16%) 대비 반 토막 났다. 전망도 좋지 않다. 테슬라는 올해 연간 목표량을 제시하지 않았다. 2021년 이후 매년 연간 ‘50% 성장’을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세스골드스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올해는 전년 대비 50%, 또는 30∼40% 성장 같은 성과가 없을 거란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래 성장동력도 불투명하다. 일단 ‘반값 전기차’인 모델2 출시 계획이 계속 미뤄진다. 전기차 시장이 큰 중국·인도를 선점하려면 값싼 전기차 판매가 필수다. 머스크는 2020년 “3년 안에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짜리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그간 감감무소식이었다. 현재 북미에서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모델은 4만5000달러(약 6000만원) 수준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24일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저가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라면서도 “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 “AI 기술력 높이 산다면 장기적으로 살만한 종목”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자율주행 기술 진척도 예상보다 더디다.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버전 12’가 대표적이다. 이름과 달리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건 아니고, AI가 스스로 운전 동영상을 보고 학습한 대로 주행하는 시스템이다. 당초 테슬라는 이 기술을 지난해 말 출시하기로 했지만, 아직 일부 고객에게만 제공 중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머스크 리스크(위험)’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최근엔 테슬라 지분(13%)의 두 배 가까운 25%의 의결권 확보가 어렵다면 테슬라 외부에서 제품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또 “중국 전기차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 무역장벽이 없으면,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는 바닥을 찍은 걸까. 상당수 전문가는 “아직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하반기로 갈수록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로 애플·아마존 등 이른바 ‘M7’ 종목 중에서 가장 높다.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자칫 연말까지 뚜렷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테슬라의 현주소다.

그렇다고 테슬라 주식을 당장 파는 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많지만, 자율주행 분야에선 테슬라가 여전히 독보적”이라며 “다만 전기차 기업 그 이상, AI기업이 아니라고 본다면 주식을 사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이혜정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장은 “손실을 줄이려고 무작정 물타기 하는 것보단 조정 국면이 왔을 때 AI와 관련된 반도체 종목을 매입하는 게 수익 측면에서 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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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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