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사설] ‘개혁’ 야합 11일 만에 파탄, 남은 건 6억 국고 보조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이준석(왼쪽)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당사에서 각각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가 어제 개혁신당과의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름으로 전격 합당을 선언한 지 11일 만이다. 이들은 “거대 양당을 심판하고 새로운 정치 세력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양당 극한 정쟁의 폐해에 공감한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11일 만의 결별은 이들을 허탈하게 했다. 한국 정당사에 전례가 없을 기록일 것이다.

개혁을 내건 이들이 짧은 동거 기간 보여준 것은 꼼수뿐이었다. 부동산 문제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의원을 선거 보조금 지급 기준일 하루 전 입당시켰다. 현역 의원이 5명 이상이면 보조금이 크게 오른다. 개혁신당엔 이제 현역 의원이 4명 남게 돼 6억6000만원 국고 보조금 지급의 근거가 사라졌지만 보조금은 반환할 법적 규정이 없다. 형법을 적용한다면 ‘보조금 사기’란 말을 들을 수도 있다. 11일간 개혁신당 공동대표로 활동한 이낙연 대표가 실제론 개혁신당에 입당도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표를 각각 지낸 두 사람에게선 애당초 ‘반(反)윤석열’ ‘반(反)이재명’ 말고는 어떤 공통점도 찾기 어려웠다. 이념과 철학, 정책과 지지 기반이 딴판인 이들이 뭉친다고 할 때부터 ‘총선 기호 3번을 노린 야합’이란 지적이 많았다. 합당 선언 이후에도 통합 노력보다는 반목·충돌하는 모습만 노출했다. 선거 주도권 문제로 갈등을 빚다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 지휘권을 위임하는 것으로 결정되자 파국을 맞았다. 이제 와서 이낙연 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했고, 이준석 대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라고 했다. 정치 이념과 정책이 딴판인 사람들이 선거 투기를 하듯이 뭉쳤다. 이런 사람들이 ‘개혁’을 내걸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을 우롱했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