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사직하기로 하면서 전공의 집단사직이 전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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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이 일면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 파업을 이유로 수술을 연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다음주가 엄마 폐암 수술이었는데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밀리게 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엄마가 폐암 4기라 약 2년간 항암치료를 받다가 수술 날짜를 잡고 다음주에 수술 들어가기로 했다”며 “오늘도 피검사하고 수술 전 마지막 검사에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갑자기 담당 교수한테 전화가 오더니 ‘응급실 제외하고 모든 의사들이 파업을 해서 출근을 안 하고 있다’며 ‘수술이 안된다’고 얘기했다더라”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요즘 뉴스는 봤지만 이런 일이 우리한테도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환자 생명으로 자기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인가. 그저 아들의 심정으로 하소연한다”고 했다.
작성자가 첨부한 병원 안내문을 보면 작성자 어머니는 오는 19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에 입원해 20일 수술이 예약돼 있다.
병원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담당 교수가 직접 환자에게 전화해 ‘다음주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는 내용을 알린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다만 “당장 진료 공백이 생길 만큼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수술이 연기된 사례도 해당 사례 한 건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 파업'을 이유로 다음주 예정된 폐암 수술을 미뤘다는 주장이 나왔다./온라인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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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미뤄졌다는 주장은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사직 움직임이 개별 차원에서 집단으로 확산한 가운데 제기됐다.
이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오는 19일까지 해당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집단사직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의료 개혁과 의사 집단행동’ 브리핑에서 “어제까지 7개 병원의 154명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정부는 이 시간부로 221개 전체 수련병원 대상으로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발령한다”고 했다.
앞서 대전협은 2020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할 때도 파업에 나섰다. 당시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율이 80%에 육박한 데다 극심한 코로나 유행 상황이 겹치면서 의료 현장은 ‘의료대란’에 가까운 혼란을 빚었다. 결국 정부는 증원 추진 계획을 접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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