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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소매업체 절도에 ‘타깃’된 직원들…폭력·학대 피해 50% 증가[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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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대 폭력 하루 1300건…연간 8800건 부상 사례”

계속되는 피해에 비판여론 고조… 英 “경찰, 긴밀 공조”

뉴스1

영국 경찰. 2023.06.13/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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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전역에서 일반 소매상점에서 일하는 직원을 상대로 휘두르는 폭력이나 학대 사건이 하루에 1300여건을 웃돌지만 사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정부를 향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소매업체를 지원하는 무역협회인 영국 소매 컨소시엄(BRC)은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정부 조치에 대해 '처참할 정도로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1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2023년 한 해동안 영국 전역에서 절도로 인한 손실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한 소매업체 단체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직원에 대한 폭행이나 학대는 지난 2022년 9월기준 하루 평균 870건이었지만 2023년 1300여건으로 같은 달 기준 약 50%가 증가했다.

일부 기업 경영자들은 이미 스코틀랜드와 마찬가지로 잉글랜드, 웨일스에서도 매장 직원에 대한 폭력 행위를 별도의 범죄 유형으로 구분하고 새로운 죄명을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RC 조사에 따르면 매장 직원에 대한 사건은 인종 차별과 성희롱부터 신체적 폭행, 흉기 위협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소매업체 직원을 상대로 벌어진 관련 사건 가운데 약 8800건이 신체적 부상으로 이어졌다.

상점 고객에 의한 도난 사건은 연간 약 800만 건에서 약 1670만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2023년기준 도난으로 인해 발생한 소매업체 손실액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자제품 매장에서 10년동안 일했던 존은 BBC와 인터뷰에서 “매일 절도 사건을 목격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로 고객들이 더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다"며 "절도범들은 소매업체를 쉬운 범죄 대상으로 보고 고가 물건도 훔쳐서 본인들이 다시 내다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이 출동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이제는 매일 발생하는 손실을 그저 감안하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 업체의 고객 지원부서에서 일하던 여성 직원 A씨는 어느 젊은 고객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인해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턱이 부러졌다.

불과 지난주에 폭행 사건을 겪은 A씨는 직장에 복귀하는 것에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그들이 떠날 때까지 다쳤다는 사실을 숨겼다"며 "그들이 나를 또 때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부상당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턱에) 철심을 박아야 했다"며 "너무 겁이 나서 다시 일하러 가기 두렵다"고 했다.

헬렌 디킨슨 BRC 최고 경영자는 "소매업체들이 범죄 예방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업 종사자들에 대한 폭력과 학대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 누구도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면서 일터에 나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장 직원에 대한 폭력 행위를 별도의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새로운 죄명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법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자선 단체인 트랜스폼 저스티스(Transform Justice)는 매장 직원 폭행죄를 새로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페넬로페 깁스 트랜스폼 저스티스 이사는 "짧은 징역형은 재범을 증가시킨다"며 "짧은 형을 선고받은 수감자에게는 재활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미한 폭행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경찰이 범인을 체포하고 법정 밖에서 범죄를 처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업체는 지난 한 해 동안 절도 범죄로 인해 18억 파운드(약 3조18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고 이는 사상최대 금액이라고 BRC는 밝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일부 소매업체는 생활비 위기로 인해 절도범들이 한두 가지 물건을 훔치던 방식에서 여러가지 물건을 훔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답변했다.

소매점 직원을 상대로 벌이는 폭력이나 학대 행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3배로 증가했고 이후에도 훨씬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내무부는 "소매업 종사자들에 대한 폭력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더 많은 지역을 순찰하고 특히 폭력이 발생한 절도 사건에 더 많이 출동하기로 약속했다"며 "더 많은 가해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과 관련 업계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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