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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국내 최고령 ‘인기짱’ 사쿠라…결국 슬픈 소식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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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코끼리 세상 떠나
인간으로 치면 90살 넘긴 나이
日서 건너와 한일 가교 역할도


매일경제

사쿠라의 생전 모습. [사진출처 =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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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 살던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가 노령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공원은 노령으로 인한 질환으로 집중 치료를 받던 아시아코끼리 암컷 사쿠라가 13일 숨을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사쿠라는 1965년 2월 태국에서 태어나 7개월 만에 일본으로 옮겨져 다카라즈카 패밀리랜드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던 코끼리였다.

59살이었던 사쿠라는 인간으로 치면 90살을 넘긴 나이다.

지난 2003년 일본 패밀리랜드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며 같은 해 5월 서울대공원으로 들어왔다.

어린 나이부터 서커스단에서 생활해 온 사쿠라는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어서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진 이후에도 줄곧 단독생활을 해왔다.

이에 사육사들은 2018년부터 지속적인 합사 훈련을 했고 사쿠라는 마침내 키마·수겔라·희망이 등 3마리의 코끼리와 무리를 이뤄 최근까지 함께 생활하며 동물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장수의 상징으로 대접받았다.

건강히 지내던 사쿠라는 2019년 4월 발톱에 염증이 생기는 ‘조갑염’에 걸렸다. 조갑병은 평균 3∼4t인 코끼리에게 발 질환은 흔한 질병이라고 알려졌지만 당시에도 고령이었던 사쿠라는 큰 고비를 넘겨야했다.

그야말로 살고자 하는 의지로 병을 극복했던 사쿠라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복부에 물이 차고 생식기 피하 부종이 악화해 집중 치료를 받았고, 지난달 10일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사육사들은 사쿠라가 좋아하는 대나무와 과일 등을 제공하며 식욕 회복과 치료에 집중했으나 잠시 호전됐던 상태가 다시 악화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고 서울대공원은 설명했다.

사쿠라는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로 관심을 끌면서 아동 논픽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몇 년 뒤인 2007년에 재일교포 아동문학가 김황 씨가 ‘코끼리 사쿠라’(부제 - 일본에서 건너온 서울대공원 인기짱 사쿠라 이야기)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사쿠라가 우여곡절 끝에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넘어온 과정과 국내 생활, 사쿠라를 돌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코끼리 사육사 이야기와 함께 코끼리에 얽힌 한일 양국의 역사 이야기까지 담았다. 일본의 ‘어린이를 위한 감동 논픽션 대상’에서 제1회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코끼리 전담반 사육사들은 “어린 시절부터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온 사쿠라가 서울대공원에서 가족을 만나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고 국내 최고령 코끼리로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희망을 줬다”며 “잊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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