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종목(스팩 및 스팩합병 제외) 대부분의 주가가 상장 첫날 종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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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새로 상장한 기업 6곳 중 우진엔텍을 제외한 5곳의 주가가 상장일 종가보다 낮게 형성돼있다. 평균 하락률은 20%에 달한다. 상장일 종가 대비 반토막 난 종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상장한 HB인베스트먼트는 첫 거래일 공모가(3400원) 대비 97%나 상승했지만, 다음날 곧장 하락 전환해 상장일 종가(6700원) 대비 40% 떨어진 3800원선에 머물고 있다. 상장 둘째 날과 셋째 날에만 주가가 37%(2500원)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우진엔텍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따따블을 기록했던 현대힘스는 상장 2일차였던 지난달 29일 하한가로 직행했다. 하한가 이후로도 4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 첫날 종가 2만9200원 대비 44% 넘게 내리기도 했다. 여전히 상장 첫날 주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공모주 시장이 단타가 기승을 부리는 투기장으로 변질됐다고 본다. 상장 첫날 300%에 달하는 주가 상승폭이 다음날 30%로 바뀌자마자 거래가 급감하고 주가도 빠지는 수급 중심 시장으로 완전히 변했기 때문이다.
새내기 종목의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수급에 의해 좌우되면서 기관 수요예측의 가격 발견 기능도 퇴색됐다. 기관 투자자들마저 첫날 매도를 목표로 보호예수 없이 높은 가격만을 제시하는 탓에, 올해 상장한 기업 모두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 초과로 정했다.
포스뱅크 주가 추이. /네이버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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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상장한 포스뱅크가 첫날 30% 오르는 데 그치면서 공모주 과열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단타 매매는 여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뱅크 주가는 그날 장중 한 때 213%나 치솟았다.
증권업계에선 공모주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승 후 하락한 주가가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탓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급등은 기업이 제시한 가격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면서 “그만큼 손실 위험은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공모주 과열이 국내 주식 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새내기 종목의 주가 급등락은 투자자 피해는 물론, 결국에는 한국 주식시장 전반의 신뢰도 하락과 외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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