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해 8월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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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 피고인 최원종(23)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8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재판장 강현구)는 최원종의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최원종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및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여성 2명은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그 유족과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피고인은 잔인한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피해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없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형의 감경만을 노리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고, 유족과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법정최고형 선고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최원종이 계획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최원종 측은 재판 내내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이라고 주장해왔다. 폐쇄적 심리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다 스토킹 조직단체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진 상태에서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범행 도구인 칼을 구매하기 위해 검색했고, 칼을 떨어뜨릴 것에 대비해 예비로 과도를 하나 더 구입해 소지하고, 0.5초 안에 칼을 꺼낼 수 있도록 훈련하기도 했다”며 “심신미약 감형을 검색하기도 하는 등 치밀하게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을 물색했다”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마치 게임을 하듯 타인의 목숨을 해쳤고, 그 방식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며 “검찰 수사 과정에선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경우 가석방 되려면 얼마나 돼야 하는지’ 감형받을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하고선, 공판 중에는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고 했다. 또 “망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범행했다는 주장은 감경받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살인예고 글과 모방범죄가 급증해 우리 사회는 한동안 큰 혼란에 빠졌다”고도 했다.
최원종 측 변호인은 “정신감정 결과, 피고인은 망상이라는 사실 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라며 “조현병으로 인해 심신을 상실한 상태로 행위 통제 능력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치료감호 청구를 요청했다.
최원종은 최후 진술에서 “저는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고 생각한다”며 “편협한 생각에 빠져 무고한 시민분들을 살해하려 했다. 저의 책임이고,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너무 죄송하다. 유족분들이 원하는 대로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되더라도, 교정시설에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죄를 뉘우치고 살겠다”고 했다.
이날 검찰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최원종은 스토킹조직 단체가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으며, 그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으로 믿고 있던 서현역에서 범행했다는 기존 진술을 유지했다. 그는 검찰의 질문에 횡설수설 하기도 했고, 재판을 방청하던 피해자 유족들은 신문 중간중간 통곡했다.
피해자 고 이희남씨(사건 당시 65세)의 남편은 “(최원종이)감경 받으려고 하는 걸 보니 비애감을 느낀다”며 “제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막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피해자 고 김혜빈양(사건 당시 20세)의 아버지는 “검찰에서는 최고 형량을 구형했지만 법원 판결은 다르게 나오다보니 불안한 마음이 있다”며 “이번 테러와 같은 범죄를 단죄할 수 있는 국민들이 원하는 그런 판결이 나왔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했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5시56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에서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후 인근 백화점에 들어가 9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살인미수)로 기소됐다.
이에 앞서 전날인 8월 2일 오후 8시쯤 성남시 분당구의 백화점 부근, 지하철 야탑역·서현역·미금역 및 지하철 안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 2개로 불특정 다수를 살해하려다 범행을 포기한 혐의(살인예비)도 받는다.
선고는 다음달 1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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