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엔 ‘징역 5년’ 구형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해 9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9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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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도와달라며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40억원대 성과급 등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8)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최윤길(64)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11일 김씨와 최 전 의장의 뇌물공여 및 부정처사 후 수뢰 사건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최윤길이 남욱, 김만배 등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과 결탁해 민간 사업자가 대장동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가결시켜, 개발 시점에 40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사건”이라며 “오랜 시간 심리하며 확인된 바 와 같이 최윤길은 민간 개발업자와 미리 수익 분배를 논의했고, 수천억원의 개발 이익을 볼 수 있게 약속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최윤길은 오로지 자신이 약속받은 개발 수익을 위해 공적 권한을 남용했고, 성남도시개발 공사 설립 후 개발수익은 오로지 화천대유에 귀속돼 대장동 개발비리가 시작됐다”고 했다.
김씨 측은 최후변론에서 “청탁이란 부정행위는 모두 인정될 수 없고, 공소사실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당시 피고인(김만배)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체도 아니었고, 청탁의 주체도 아니었으며, 최윤길은 민간 사업자들이 공사설립에 찬성하기 전부터 이미 찬성하고 있어서 굳이 뇌물을 제공할 이유가 없었다”며 “피고인이 (대장동)사업주체로 참여해 큰 수익을 얻은 것은 최윤길과 무관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 통과) 8년 후에 뇌물을 요구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공사 설립을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를 요구해 성과급 및 연봉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피고인은 사업 준공에 필요한 대관·대민 업무를 위해 최윤길을 (화천대유에) 채용한 것으로, 40억원의 성과급은 금액이 높아보이긴 하지만, 과도한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지난 2022년 12월 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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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화천대유를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최윤길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뇌물을 주거나, 주려고 한 적도 없다”며 “최윤길이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어떤 걸 요구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대장동 사업은 공사 완료 후 준공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금전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관 업무와 대민 업무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던 최윤길을 채용하게 된 것”이라며 “성남시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의식했거나, 보답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상황에 맞물려 생긴 오해”라고 했다.
최 전 시의장은 “조례안 통과 시 존재하지도 않았던 회사 대표와 어떤 약속을 할 수 있었겠나”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은 이재명(당시 성남시장)시장이 당선되면서 재조명돼 설립이 추진된 것이다. 억울한 입장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의장은 지난 2012년 3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성남시의회 의장에 재임하던 2013년 2월 조례안 통과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전자투표에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됐지만, “투표기계가 고장났다”며 거수방식으로 재투표를 진행, 일사부재의 원칙에 반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의장은 이후 2021년 2월 화천대유의 부회장으로 채용됐고,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준공 시, 성과급 40억원과 8400만원의 연봉 지급 등을 약속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같은 해 11월 17일까지 급여 등 명목으로 약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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