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관련, 해킹해 가짜뉴스까지…“시장조작, 누군가는 큰 수익”

美증권위 SNS 해킹 후 가짜뉴스 게시
금융 시민단체 “시장조작, 누군가는 큰 수익”

(매경 DB)

미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당국 공식 SNS 계정에 올라왔다.

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이 해킹되면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게시됐다. 당국은 “계정이 해킹됐다”며 곧바로 승인 사실을 부인하고 이를 삭제했다.

해당 게시글은 비트코인 업계 최대 화두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오늘 SEC는 미국 내 모든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들의 상장을 승인한다”는 멘트에다가 “규제 프레임 속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겐슬러 위원장의 그럴듯한 논평이 함께 달려있다.

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SEC 공식 트위터 계정이 해킹(compromise)됐으며, 승인받지 않은 트윗이 게시됐다”며 “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SEC도 엑스 공식 계정에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허위임을 재확인했다.

로이터 통신·스푸트니크 통신 등 주요 언론사들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할 정도로 심각한 가짜뉴스였다. 미 금융당국이 중요한 결정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발표했다는 점, ETP 대신 ETF 용어를 썼다는 점 등이 이상했지만, SEC의 공식 계정이었기에 주요 매체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앞다퉈 전했다. 실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 시한도 하루 앞인 1월 10일이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짧은 시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가짜뉴스 게시 후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8000달러(6333만원) 부근까지 치솟았다가 당국의 부인 이후 4만4700달러선(5898만원)으로 급등락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승인 기대감에 비트코인이 6천만원대를 돌파할 정도로 업계의 ‘빅 이벤트’이기에 큰 폭의 급등락은 예견된 일이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노린 시장조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시민단체 ‘베터 마켓츠’의 데니스 켈러허 대표는 “이번 사건은 오랜 기간 있었던 시장조작과 관련한 가장 끔찍한 범죄 행위 중 하나로 보인다”라며 “누군가는 매우 큰 불법적인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SEC 대변인은 공식 엑스 계정이 해킹된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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