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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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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특검’ 거부 하자마자···법무부 “노무현도 측근 비리 특검에 거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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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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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쌍특검 법안(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요구(거부권 행사)를 하자마자 실시간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법무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정부의 재의요구와 관련한 상세 설명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라고 할 수 없어 특별검사를 도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지난 2년간 강도 높게 수사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8개월이 다 되도록 해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해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않은 검찰 수사에 눈을 감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는 윤 대통령이 쌍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한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쯤 6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를 의결한 사유를 상세히 공개했다.

법무부는 보도자료에서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특검의 수사대상인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 아니고, 그 실체도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법무부는 “이 사건은 통상의 사건과 달리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나서거나 사건과 관련된 사람의 내부 폭로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특정 정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고발한 사건”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충분히 수사했다는 주장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검사 수십명이 2년 넘게 5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백수십여 명에 대해 조사를 하는 등 강도 높게 수사했다”며 “사건관계자 6명을 구속하는 등 총 16명을 기소했으나 김 여사에 대하여는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측근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보도자료에 “특검법은 삼권분립 원칙에 반해 예외적으로만 제정되는 것이므로 반드시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썼다. 특검을 야당이 추천하는 데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방탄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정치편향적인 특검은 위헌”이라고 했다. 수사범위를 광범위하게 정한 것, 수사과정에 대한 언론브리핑을 하게 한 것은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고 과잉수사에 따른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라고 했다.

경향신문

법무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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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의 이 같은 주장에 근거가 약하다는 반론도 많다. ‘김건희 특검법’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이 사건을 쥐고만 있고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 발의의 단초가 됐기 때문이다.

1심 법원은 지난해 2월 주가조작 사건 판결을 선고하면서 ‘김 여사 계좌가 주가 조작에 최소 3개 활용됐다’고 인정했지만, 검찰은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錢主)인지 핵심 공범으로 가담했는지 1년이 다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검찰이 두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특검 임명이 추진됐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민을 호도하는 총선용 악법’‘친야 특검’ 등 모든 거부권 행사의 이유는 가당치 않다”고 했다.

법무부가 제기한 특검 법안의 문제점들 중에는 헌법재판소가 이미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들도 다수다. 헌재는 2019년 2월 국정농단 특검의 추천권을 야당에 준 것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특검의 추천권을 누구에게 부여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특검을 임명할 것인지는 국회가 입법재량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고 결정문에서 밝혔다.

헌재는 2008년 1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 BBK 특검법 관련 결정에서 “특정 사건에 대해 특검에 의한 수사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 특검에 의한 수사대상을 어느 범위로 할 것인지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검찰권 행사의 통제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며 “그 판단에는 본질적으로 국회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이후 국회가 재의결을 했고 법률로 확정돼 특검 수사가 이뤄졌다.

법무부 측은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안 4건(간호법·양곡관리법·노란봉투법·방송3법)에 대해 모두 소관부처에서 보도자료를 냈다며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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