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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부러지고 찢어진 600살 백송···폭설에 천연기념물 피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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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600살 정도로 추정되는 백송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가 찢어졌다.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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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이틀째 많은 눈이 내리면서 천연기념물 등 국가유산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7~28일 이틀간 내린 눈으로 ‘서울 재동 백송’을 비롯해 3건의 천연기념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28일 밝혔다.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백송은 연이어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길이가 3~8m에 이르는 가지 5곳이 찢어지거나 부러졌다.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동 백송은 600살 정도로 추정된다.

국무총리 공관 안에 있는 천연기념물 ‘서울 삼청동 측백나무’ 역시 길이가 4~8m에 이르는 가지 6곳이 부러지거나 꺾였다. 300살 정도로 추정되는 측백나무는 조선 후기 태화궁(현재 국무총리 공관)을 지을 때 궁 안으로 옮겨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도세자와 그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무덤 화성 융릉에서는 개비자나무 가지 일부가 부러졌다.

국가유산청은 “식물수리기술자와 현장을 조사한 뒤, 나무 윗부분에 쌓인 눈을 제거하고 상처 난 부위를 치료했다”며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설로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궁궐과 조선 왕릉 관람도 제한되고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8일 오전부터 별도 공지를 할 때까지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조선왕릉 관람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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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공관 안에 있는 천연기념물 ‘서울 삼청동 측백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 6곳이 부러지거나 꺾였다.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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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풍이나 호우, 폭설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공개한 ‘문화유산 풍수해 피해와 대응 기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유산에서 풍수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총 969건이었다. 풍수해는 태풍, 홍수, 호우, 강풍, 대설 등 자연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 재해를 뜻한다.

피해가 발생한 원인을 보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호우로 인한 사례가 540건으로, 전체 풍수해 피해 건수의 절반 이상(55.7%)을 차지했다. 이어 태풍 피해가 327건(33.7%)이었고 해빙 시기와 겨울철 대설로 인한 피해가 각각 38건(3.9%), 35건(3.6%)으로 집계됐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는 18건(1.9%)이었다.

피해 지역은 전남이 15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154건, 경기 135건, 서울 97건, 경남 90건, 충남 85건 등의 순이었다.

지역에 따라 재난 유형이나 피해 현황은 차이가 있었다. 많은 눈이 내려 국가유산에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최근 17년간 총 35건으로, 이 가운데 20건이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풍수해로 인한 피해는 최근 들어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세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연구사는 보고서에서 “국가지정 국가유산의 풍수해 피해 969건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579건이 최근 6년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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