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3%대를 넘어서는 고물가가 이어졌다. 지난해 5.1%보다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역대 최대폭으로 올랐고 기상이변에 먹거리 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59(2020년=100)로 작년보다 3.6% 올랐다.
지난해 5.1%에 이어 올해까지 물가 상승률이 2년 연속 3% 이상을 나타낸 건 2003년(3.5%)~2004년(3.6%)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2016~2018년 연속 1%대, 2019년 0.4%로 저물가 기조가 이어졌다.
하지만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0.5%를 기록한 이후 저금리와 글로벌 경기 회복 등과 맞물려 2021년 2.5%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5.1%로 급등했다.
올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보다 4.0% 오르며 2년 연속 4%대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오르며 2년째 3%대가 유지됐다.
공공요금은 올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인상으로 올해 20.0% 올랐다. 전기·가스·수도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68%포인트로, 전체 물가 중 0.68%포인트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농·축·수산물도 농산물(6.0%)과 수산물(5.4%)을 중심으로 3.1%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여름에는 폭염, 가을에는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하반기 높은 수준을 보였다. 10월과 11월(14.7%), 12월(15.7%)까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상승률이다.
외식이 포함되는 개인서비스 물가도 4.8% 오르며 물가 기여도가 1.60%포인트로 나타났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20%대로 치솟았던 석유류 가격은 올 하반기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올해 11.1%까지 떨어졌다.
이달까지 농산물 물가의 둔화 흐름이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물가 하락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월 물가 상승률은 3.2%로 11월(3.3%)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 농산물 가격이 15.7%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물가는 7.7% 상승했다. 신선과실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한파 영향으로 일부 신선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신선식품지수도 14.5% 올랐다.
과일 등 농산물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당분간 3%대 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실류는 수입과 정부 공급도 있지만 1년 뒤에 수확하는 것이라 한두 달 안에 (가격이)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박기락 기자 kiroc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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