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명칭 변경 예고…"신라시대 글·암각화 중요성 모두 고려"
조선 후기 건축양식 간직한 '홍천 수타사 대적광전' 보물 지정 예고
명칭 변경 예고한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의 생활과 사상 등을 엿볼 수 있는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의 이름이 바뀐다.
문화재청은 1973년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을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29일 예고했다.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의 물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으로, 1970년 12월 동국대박물관 학술 조사단에 의해 발견됐다.
너비 9.5m, 높이 2.7m 크기의 바위 면에는 기하학적 무늬를 비롯해 사슴, 반인반수(半人半獸·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 배, 기마행렬도 등이 새겨져 있다.
명칭 변경 예고한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
그림 외에도 당시 왕과 왕비가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도 남아 있다.
국가문화유산포털 설명에 따르면 800자가 넘는 글자는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대에 두 차례에 걸쳐 새긴 것으로 추정되며, 신라의 관직명과 조직 체계에 관한 언급도 포함돼 있다.
국보 지정 당시에는 기하학적 문양 등이 표현된 암각화보다는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시대 명문이 학술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서 '각석'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특정한 시대가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유산의 이름을 바꾸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명칭 변경 예고한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의 세부 모습 |
이에 문화재청은 "암각화 관련 조사·연구가 이뤄지고, 선사시대 그림에 대한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면서 명문과 암각화의 중요성이 모두 포함된 명칭으로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전리 각석은 이름을 바꾼 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전리 각석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최종 신청서는 내년 1월에 제출할 예정이며, 등재 여부는 2025년에 결정될 전망이다.
홍천 수타사 대적광전 |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강원 홍천군의 '홍천 수타사 대적광전(大寂光殿)'을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대적광전은 큰 광명을 내비치며 중생을 인도하는 부처인 비로자나불을 본존(本尊·법당에 모신 부처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부처)으로 봉안한 법당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은 조선 후기의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고 건물을 고치거나 수리한 이력 등을 정리한 사료가 명확해 역사·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대적광전은 규모가 크지 않으나, 부재 간의 비례가 잘 잡혀 예술성이 높은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불전 건물"이라며 가치를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명칭 변경과 보물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홍천 수타사 대적광전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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