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nm 칩 탑재 노트북 출시, "제재 전 확보물량" vs "7nm 생산 공장서 자체 생산"
중국 내 한 대형쇼핑몰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 /사진=우경희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 IT기업 화웨이가 5nm(나노미터, 1나노는 1억분의 1m) 기술 프로세서를 탑재한 새 노트북을 공개했다. 미국이 7nm 칩 탑재 스마트폰을 두고 '추가적 초고강도 규제'를 언급한 직후에 더 높은 수준의 칩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은 셈이어서 이후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차이렌서 등 중국 경제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5일 출시한 노트북 칭윈L540에 5nm 기술이 적용된 '기린 9006C' 프로세서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5nm나 7nm 등 프로세서 생산 공정에서 언급되는 숫자는 칩의 회로 선폭을 의미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성능이 고도화된다. 같은 크기여도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 8월 미국의 제재를 뚫고 7nm 프로세서 '기린 9000S'가 내장된 스마트폰 '메이트 프로 60'을 출시했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 관련 첨단장비 유입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7nm칩을 내놓은 터라 국제사회에 파장이 컸다.
화웨이는 칩 확보 절차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중국이 7nm 칩을 자체 생산하며 미국의 제재를 뚫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역시 수개월 간 조사 끝에 이를 확인하고 추가 제재를 언급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실제로 진일보한 칩을 자체 생산해 내놨다면 양국 간 칩 갈등은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초강력 규제를 시사한 미국의 입장도 난처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회담하고 양국 관계 개선과 소통채널 마련에 합의한 것도 당장 무색해진다.
중국의 5nm급 칩 탑재 노트북 출시를 놓고 서방언론의 분석은 엇갈린다. 이번 노트북에 탑재된 5nm급 칩이 규제 적용 이전에 비축한 물량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한편, 7nm급 9000S를 만든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SMIC가 5nm급 칩 제조에 성공했다는 해석도 있다.
분석은 엇갈리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매체의 의견이 일치한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화웨이 관련 보도는 미국에 연일 동요를 일으키고 있으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화웨이는 보란듯 다음 펀치를 예고했다. 홍콩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부문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9일 중국 내 팬클럽 행사에서 "내년에 업계 역사를 다시 쓸 파괴적인 제품들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