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8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드론 마주친 북한군, 주민 내쫓고 민가에 은신… 노인들 추위에 방치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온라인 채널 ‘인폼네팜’ 텔레그램 통해 영상 공개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드론(무인기)을 피하기 위해 주민들을 내쫓고 민가로 숨어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전체 파병 병력의 약 3분의 1이 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6일(현지 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전하는 온라인 채널 ‘인폼네팜(InformNaplam)’은 텔레그램에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마흐노프카 주민들을 집에서 쫓아내고 그 집을 은신처로 삼았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이 영상을 보면 빨간색 옷을 입은 주민 두 명이 집 밖으로 나오자 북한군으로 보이는 인물이 이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다. 곧 북한군 추정 인물은 주민들을 집 밖에 그대로 남겨둔 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세계일보

집 밖으로 나온 러시아 주민(왼쪽)과 집 안으로 들어간 북한군 추정 인물(노란원). 텔레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 속 인물은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주장하는 ‘부랴트인’이 아닌 북한군이다.

이에 대해 인폼네팜은 “북한군이 쿠르스크 마흐노프카 마을 주민들을 집에서 쫓아내고 그 집을 은신처로 삼았다”며 “얼어붙는 추위에 노인들이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 소속의 미하일로 마카루크 하사도 해당 영상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의 드론 공격으로 북한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전투 경험이 없는 북한 군인들이 인명 살상용 드론과 집속탄 등 ‘낯선’ 무기를 맞닥뜨리고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모습이 영상과 사진으로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1인칭 시점 드론’(FPV)으로 북한군 장병과 이들의 장갑차, 자동차, 전지형차 등을 공격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전투 현장에서 집속탄(확산탄)이 터져 북한 군인들이 무더기로 숨지거나 다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집속탄은 폭탄 안에 수십∼수백개의 새끼 폭탄이 들어 있어 주변을 마치 '강철비' 처럼 뒤덮어 버리는 무기로 살상 능력이 매우 크다.

세계일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북한 군인들 상대 드론 공격 장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사망한 북한군이 생전에 간직했던 수첩을 공개하며 북한군의 드론 사냥법을 페이스북 계정에 소개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 무인기를 격추하고 포병대로부터 숨는 전술을 그림과 함께 수첩에 담았다.

내용을 보면 드론을 감지하면 3인조를 구성, 드론을 유인하는 사람은 7m, 사격하는 사람은 10∼12m의 거리에 위치한다.

유인하는 사람이 가만히 서 있으면 드론도 움직임을 멈출 것이라며 이때 사격자가 드론을 제거한다고 적혀 있다.

또 사격 구역에 들어갔을 경우, 다음 만날 지점을 정한 후 소그룹으로 나눠 사격 구역을 벗어난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보고를 인용해 “쿠르스크주 마흐노프카 마을에서 전투가 벌어져 러시아는 북한군 보병과 러시아 낙하산 부대로 이뤄진 1개 대대를 잃었다”고 밝혔으며, 지난 5일에는 미국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북한군) 1만2000명이 도착해서 오늘까지 380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