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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수)

"13세에 로스쿨 갔다" 외신 놀란 최연소 美검사는 한국계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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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피터 박(오른쪽)이 캘리포니아 주 툴레어 카운티 지방검찰청 검사로 선서하고 있다. [툴레어 지방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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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상 최연소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 합격자다."

피터 C 박(17)의 소셜미디어 자기소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의 나이는 17세. 워싱턴포스트(WP)ㆍ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부터 영국 가디언까지 9일(현지시간) 피터 박의 스토리에 주목했다. 월반을 거듭해 13세이던 때 로스쿨에 진학한 그는 변호사 시험도 한 번의 시도만에, 독학으로 합격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 툴레어 카운티 지방검찰청에서 부(副)검사로 재직 중이다.

WP는 "또래가 아직 8학년(중학생)일 때, 피터 박은 로스쿨에 들어갔다"며 "변호사 시험에 단 번에 합격함으로써 그는 또래보다 10년 앞선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역사를 새로 쓴 법학 천재의 미래가 주목된다"(USA투데이) "18세에 현역 법조인이 된 한국계 미국인"(가디언) 등의 기사도 쏟아졌다.

피터 박은 보도자료를 내고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낼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선 희생과 전략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방법과 나이는 다양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법조인을 꿈꾼 건 아니라고 한다. WP는 그의 아버지, 박병주 씨의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특허 관련 일을 하는 아버지가 어느날 '21세 변호사 시험 합격자'라는 기사 헤드라인을 보고, "우리 아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려 권유했다는 것. 피터 박은 WP에 "처음엔 솔직히 법에 대한 지식이 '제로'였기 때문에 무서웠다"며 "법조인으로 가질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변호사 시험은 로스쿨 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 수험 자격이 주어진다. 그가 17세에 시험을 볼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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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박의 링크드인 자기 소개. ″캘리포니아 사상 최연소 변호사시험 합격자″라는 내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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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엔 고민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또래보다 10년 앞서 경력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관심사는 그가 본인의 인맥 공유 사이트인 링크드인에 기술한 바에 따르면 기술과 경영, 형법 등이다. 그는 WP에 "법이라는 것은 사회를 엮어내는 조직과 같은 것으로 모든 이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며 "법조인으로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겐 멘토가 한 명 있었으니,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다. WP가 그에게 "밤에 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힘이 드는데도, 또래보다 앞서 법조인이 되는 데 속도를 낸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는 방에 걸린 링컨의 사진을 가리켰다고 한다. 링컨은 켄터키 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다. 그는 WP에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법학을 공부하는 것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잠을 줄여가면서도 법학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주변에선 "10대는 삶을 즐겨야 하는 시기다"라거나 "놀기도 해야 한다"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한다고 한다. 그는 WP에 "사람들이 재미와 즐거움을 좇아가지만 나는 대신 로스쿨을 다니며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역시 WP에 "대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교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것과 검찰청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연구하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비슷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부모와 두 자매는 피터 박의 검찰청이 있는 툴레어 지역으로 함께 이사를 왔다. 피터 박은 검사로 선서를 하면서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고 한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었을 터다. 그는 WP에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며 "17세인 나에게 기회를 준 검찰에 감사하며, 이제 나의 가치를 법정에서 증명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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