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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창원시 잇단 감사, 논란 계속…여야 대치, 사업정상화도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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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대치로 협치 실종, 사업정상화는 갈길 멀어…'소모적 감사' 지적도

관련 소송에도 악영향…공무원 사기 저하 우려도

노컷뉴스

창원시 신병철 감사관이 마산해양신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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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장기 표류중인 대형사업들에 대한 잇단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여러 논란과 우려 섞인 시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안에 사업 정상화 방안을 찾겠다는 홍남표 창원시장의 입장이 퇴색했다는 지적은 물론, 창원시가 감사에 대한 명분을 얻을 수는 있어도, 실리는 잃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 야당과 대치로 협치 실종, 사업정상화는 갈길 멀어

창원시는 지난달 28일 마산해양신도시와 관련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9일에는 사화·대상공원 민간특례사업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지난해 연말에도 창원문화복합타운과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개발사업에 대한 중간감사결과를 내놨다.

앞서 민선8기 홍남표 시장은 임기를 시작하며 장기표류중인 14개 현안 사업들의 시급한 정상화를 위한 감사를 지시했고, 감사관실은 정책·회계 투명성, 절차 적정성 등을 살펴보는 감사에 착수했다.

홍 시장은 취임 초기 마산해양신도시, 창원복합문화타운 등 수년간 표류하고 있는 대형 사업의 감사와 관련해 "정확한 진단과 현황 파악이 우선"이라며 "오래 끌지 않고, 창원시민들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가장 답일까 하고 고민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감사 내용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잡음과 반박이 나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단은 전임인 허성무 전 시장을 겨냥한 표적감사, 정치감사라고 반발해 왔고, 국민의힘 의원단의 재반발도 나오면서 여야가 대립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최종이 아닌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허성무 전 시장은 "지금까지 제 경험으로 중간 감사는 들어본 적도 없고, 감사와 관련해서 보도자료를 내면서 감사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달아서 내는 것은 더더구나 본 적이 없다"며 "그 자료가 신뢰가 없다는 걸 스스로 자인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런 과정에서, 창원시는 전임 시장, 야당과는 강대강 극한 대치로 협치는 실종된 상황이다. 최근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창원 포함과 관련해서도 창원시가 큰 틀에서 민주당과 협치를 통해 국회를 중심으로 힘을 합해 국회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표류중인 대형사업을 감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정상화 방안을 찾는다는 명분이었지만, 오히려 감사로 인해 사업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문화복합타운과 웅동1지구 조성사업, 마산해양신도시 조성사업 등은 창원시의 감사 이후에도 정상화까지는 거리가 멀다.

'시의 부적정한 실시협약 해지가 사업 장기 표류 원인'이라는 감사결과가 나온 문화복합타운은 사업방향의 원점 재검토라는 큰 방향은 정했지만, 창원문화복합타운 새 운영자 선정을 위한 공모지침서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채 올해를 넘길 전망이다.

웅동1지구 조성사업도 소송에 발목이 잡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업시행자 지위를 잃은 창원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을 상대로 사업시행자 자격 취소 처분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최근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법원은 창원시 시행자 자격을 유지하는 결정을 했고, 경자청이 항고심 판결에 불복하면서 웅동1지구 시행자 지정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은 대법원에서 3번째 판단을 받게 됐다.

전임 시정이 1051억원 규모의 재정 손해를 끼쳤다고 결론을 내린 사화.대상공원과 관련해서도 감사관실은 재정손해 복구 방안 강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담당 부서에서는 이미 진행중인 사업이라 뾰족한 방안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문순규(민주당, 양덕1·2,합성2,구암1·2,봉암동) 시의원은 "홍남표 시장은 사업 정상화의 길을 찾겠다고 했지만 이런 감사가 어떤 정상화 방안을 내놓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정확하게 문제를 진단해 해법을 찾는 감사가 아니라, 이런 정치적인 감사를 언제까지 소모적으로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시의원도 "대형사업들에 대해선 이미 앞선 시의회에서도 특위도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본 사안들인데, 이제와서 전임 시정에만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도 있다. 잘못이 있다면 분명 짚고 넘어가는 것도 맞지만, 감사 이후 사업을 제대로 추진해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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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창원시의회 의원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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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소송에도 악영향…공무원 사기 저하 우려도

특히, 법정에서 소송중인 사안과 관련해 중간 감사결과를 내놓으면서 소송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번 마산해양신도시 감사와 관련해 '자해소동'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민주당은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4차 공모) 우선협상대상자 미선정 무효확인 소송에서 창원시가 이길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자해 소동일 뿐이다"라며 "항소심 재판부에 원고 측에 유리한 자료를 제출하는 홍남표 시장과 감사관의 행태는 행정소송 재판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창원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취소를 통보한 5차 민간사업자와는 또다른 소송 국면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은 '무자격자'라는 창원시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법적다툼을 예고했다. 4, 5차 민간사업자와 잇따라 소송이 이어진다면, 창원시가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 위한 공모를 내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웅동1지구 감사와 관련해서도 창원시가 스스로 불리한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해 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시는 재판에서의 유불리 보다는 진실을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병철 감사관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창원시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너무나 장시간 표류됐기 때문에 일단 시가 소송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시민들에게 몰랐던 부분의 진실이 정확히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과도한 감사로 공무원들의 일할 의욕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묘정(민주당, 팔룡·의창동) 시의원은 "현재 지금 감사실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어서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직원들의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도 또 감사를 받으면 나중에 징계를 받게 되는데 이 일을 해야 되겠냐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헌일(국민의힘, 경화·병암·석동) 시의원은 "감사가 너무 심해지면 조직자체가 위축되고 여러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조직 사기 저하를 비롯해 직원들이 적극 행정에 임하는 자세를 격려해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감사와 관련해 부적절한 업무 처리, 업무 소홀 등 문제가 확인된 관련자에 대해 규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지만, 공무원 처분에 있어 직접적 고의성이 없는 부분 등을 감안해 억울함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전홍표(민주당, 월영·문화·반월중앙·완월동) 시의원은 "홍남표 시정 출범 때 표류 중인 민자사업들을 감사해서 정상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목적성은 사라지고, 사안마다 전임 시정을 탓하느라 책임 행정이 실종됐다"며 "창원시가 감사로 얻은게 있다면, 지금까지 사업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원인이 전임 시정 때문이라는 핑계만 얻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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