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86세대가 우리 사회 중추”
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같은 학번, 같은 학생운동 출신인 저와 임 실장이 붙으면 굉장히 의미가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임 전 실장이 서울에 나오겠다고 하던데, 주변이나 언론 이야기를 들어보면 임 전 실장의 출마 1순위 지역이 종로”라며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종석아, 종로에서 한판 붙자’ 제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86학번 출신으로 각각 NL성향 전대협(한총련의 전신)에서 활동했고, 문익환 목사 아래에서 함께 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 의원은 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를 지냈다. 임 전 실장은 전대협 3기 의장이었다.
하 의원은 “같은 학번이고 같은 학생운동 출신이고 국회 들어오기 전에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적도 있는데 정치를 시작하면서는 서로 다른 길을 왔지 않나”라며 “우리 세대(586)가 우리 사회의 중추가 돼 있는데 한번 평가받아보면 좋겠다. 어느 한쪽이 틀리다고 할 순 없지만 누가 상대적으로 더 옳았나, 대한민국에 누가 더 크게 기여했나 그리고 앞으로 누구의 길이 더 옳은가에 대해 우리 사회에 묻고 싶다”고 했다.
하 의원의 이날 제안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에 대해 “종로는 주사파 출신이 갈 곳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이후 나온 것이다. 하 의원은 “저와 임 전 실장이 출마하면 ‘종로는 주사파 판이네’이라고 평가하시겠다”고 했다.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하 의원은 지난달 27일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험지출마’를 하겠다며 부산을 떠났지만 같은 당 의원인 최재형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당내에서 ‘종로가 험지냐’며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 하지만 하 의원은 이날 “저는 한번 선언하면 노빠꾸다. 쭉 간다”며 종로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출마 지역이 서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엉뚱한 선택을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임 전 실장의 종로 출마설이 꾸준히 돌았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중구·성동구갑 지역에서 재출마하리라는 관측도 많다.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험지출마를 하겠다며 서초을에 도전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의 국회 보좌진 출신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임 전 실장이 자신의 옛 지역구이자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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