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탑승 직전 침묵 선전전으로 선회
승강장으로 진입 시도했으나 공사가 제지
"침묵 시위조차 막는 건 공권력 남용"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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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1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에서 열 예정이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유보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와 활동가들은 탑승 시위 대신 지하철 역사에서 침묵 선전전을 시도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제지에 막혀 퇴거했다.
전장연은 시위 직전에 낸 입장문을 통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국회에서 내년 예산심의를 마칠 때까지 유보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국토위 상임위에서 증액한 특별교통수단 예산이라도 통과시켜주기를 기다리며 지하철 승강장에서 침묵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경석 대표와 장혜영 정의당 의원, 전장연 활동가 10여 명은 ‘이동권’이란 글씨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혜화역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철도안전법 48조와 49조, 50조를 위반했으니 퇴거하라”며 “불응 시 교통방해죄와 퇴거불응죄, 주거침입죄 혐의로 퇴거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고 외치기 위해 왔다”며 “이걸 불법이라며 접근조차 못 하게 한다는 것은 서울교통공사의 공무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에서 2024년 예산이 심의될 때까지 앞으로도 평일 오전 8시 혜화역에서 1시간 동안 침묵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와 동행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서울교통공사가 지금 전장연을 대하는 방식은 매우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어제도 시청역에서 퇴거하라고 해서 역사 밖으로 나갔다”며 “공사가 철도법을 근거로 과도한 지침을 정해 시위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45분쯤 박 대표와 전장연 관계자들은 공사의 퇴거 요구에 따라 역사 밖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공사 관계자, 전장연 활동가들의 말다툼이 개찰구 앞에서 벌어지면서 지하철을 타러 온 일부 승객의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앞서 전장연은 2023년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1박 2일간 대학로 일대에서 전국결의대회를 열고, 대회 마지막 날 출근길 지하철을 타겠다고 예고했다. 공사는 지난달 21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 등을 골자로 한 3단계 대응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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