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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자동차세는 보유세인가 재산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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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행정안전부가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 기준을 '가격'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국민참여토론을 했더니 '배기량 기준 자동차에 대한 공정과세 실현, 기술 발전 등을 고려해 가격 등 다른 기준으로 대체하거나 보완하라'는 의견이 많아 내려진 결정이다.

그런데 자동차세 논란도 역사가 있다. 1990년 도입된 배기량 기준 과세 방식은 당시에도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배기량=재산'의 개념으로 부과했는데 연식이 지날수록 자동차의 재산 가치가 떨어졌던 탓이다. 그러자 정부는 2001년 자동차 재산 가치 유지 기간을 2년으로 보고 3년부터 5%씩 최대 50%까지 세금을 감면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자동차세의 재산과 운행, 두 가지 성격 가운데 재산 부문의 가치 하락을 받아들인 셈이다.

이후 또다시 자동차세 논란이 소환된 때는 2004년이다. 엔진 기술 발전으로 작은 배기량의 고효율 차종이 속속 등장했던 게 배경이다. 신기술 적용으로 가격은 올랐지만 배기량을 낮췄으니 자동차세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해 역차별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결국 2010년, 정부는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세를 연료효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고 그해 5월 공청회까지 열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자동차세를 친환경 기준에 따라 부과키로 했지만 이번에는 자치단체들이 강력 반대했다. 상대적으로 중소형차가 많은 지방 세입이 줄어든다는 이유였다. 지방 재정에서 자동차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세액이 줄어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셈이다. 물론 한미 자동차 FTA 체결에 따라 자동차 관련 세제 변경은 미국과 합의해야 한다는 규정도 이유가 됐다.

그 사이 일부 소비자는 헌법재판소에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 부과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2012년 헌법재판소는 자동차세 배기량 기준 부과는 합헌으로 판단했다. 자동차세는 재산뿐 아니라 도로 이용 및 교통 혼잡, 대기오염 유발에 대한 사회경제적 평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산 개념보다 사용 가치에 비중을 둔 셈이다.

하지만 헌재 판결 이후 세금 기준 변경 논란은 오히려 불이 붙었다. 재산보다 운행에 비중을 두면 자동차의 재산 가치는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이미 신차를 구매할 때 가격과 연동해 납부하는 개별소비세를 부담했으니 자동차세에 재산 가치를 담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시간이 흘러 자동차의 배기량은 더욱 낮아졌고 가격은 계속 오르는 중이다. 심지어 아예 배기량이 전혀 없는 전기차도 많다. 특히 전기차는 배기량이 없어 일괄적으로 10만원이 부과되는데 자치단체 시각에선 전기차 등록이 늘어날수록 자동차세 수입도 감소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자치단체마다 앞다퉈 전기차 등을 늘리는 것은 환경적 명분을 내세울수록 부족해지는 세수를 중앙 정부가 보전해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안이 자동차세의 엄격한 성격 구분이다. 재산, 환경, 도로 이용 등으로 구분해 각 항목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이다. 이 경우 세금 혜택의 시비도 없앨 수 있다. 쉽게 보면 자동차세를 운행(30%), 재산(30%), 환경(30%), 기타(10%) 등으로 나누고 각 항목의 세금을 부과하되 전기차는 환경적 명분에서 세액을 감면해주는 게 맞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산 개념은 가격과 연동시키면 된다. 그래야 보유 및 재산, 운행 목적이 모두 담기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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