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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대마 합법화' 캐나다, '깜빡 깜빡' 경고등을 켜야 할 때[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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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합법화 이후에도 청년층 관련 범죄 안 줄어

청년층에 정신적으로 부정적 영향 미칠 우려도

뉴스1

2018년 10월1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기분전환용 대마초 사용 합법화를 기념하기 위해 모여있다. 18.10.17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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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근래 한국은 두 명의 유명 연예인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며 또 마약이 뜨거운 도마 위에 올랐다. 캐나다 역시 요즈음 마약 관련 범죄로 연일 시끌시끌하다. 캐나다가 대마초 합법국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마약은 어느 나라에서나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듯이 이 나라 또한 그렇다.

캐나다인들은 대마초에 대해 아주 관대한 편이다. 28일(현지시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코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그 사실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마초 합법화는 노년 세대에서 특히 지지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55세 이상 캐나다 주민의 경우 66%가 이를 지지했으며 35세 이상 54세 이하 주민은 56%, 18세 이상 34세 이하 주민은 48%가 이를 지지했다. 또한 응답자의 70%는 연방정부의 대마초 관련 범죄자 사면도 타당한 조치라고 답했다. 하지만 대마초 외에 다른 마약 합법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는 1923년 입법을 통해 대마초 흡연을 법으로 금지했다가 2001년부터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했다. 그리고 2018년도에 주요 7개국(G7) 중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였다. 강한 규제와 단속이 불법 시장을 키우는 '풍선효과'를 피하기위해 대마 합법화를 추진했지만, 현재 캐나다는 우려했던 대마 합법화가 사회에 부정적인 효과를 끌고 들어오는 '기관차 효과'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기관차 효과: 도막, 마약 등 불법이던 것을 합법화하면, 오히려 합법화된 산업이 사회에 부정적인 측면을 유발한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대마 합법화로 대마와 관련해 법적 처벌을 받는 사람은 당연히 줄어들지만, 대마 합법화 이후에도 여전히 청년층에서 대마 관련 범죄로 체포되는 사람의 비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마 합법화로 청년층 투약자의 정신질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자살률도 함께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UNODC 조사에서 대마를 '정신적인 문제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마약'이라고 답한 국가가 40%로 가장 많았다. 중독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마약이라는 질문에도 아편(38%) 다음으로 대마(33%)를 지목한 국가가 많았다.

또한 원래의 취지와 다르게 대마를 합법화해도 음성적인 거래가 줄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2021년 캐나다에서 기호 목적으로 대마를 투약한 사람 중 절반이 넘는 숫자가 미등록. 불법 업자를 통해서 대마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UNODC는 "2021년 4분기에는 대마 구입 관련 가계 지출의 40%가 미등록 업체를 통한 것이었다"라고 말한다.

뉴스1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경찰은 뉴브런즈윅주 멍크턴의 에버그린 지역에 있는 핼러윈 행사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에서 집으로 돌아온 어린이의 가방에서 마약으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사탕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로얄 캐나디안 마운티드 경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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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이제 대마는 자신만의 기호 식품이 아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31일 뉴브런즈윅주(州) 멍크턴 지역에서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사탕에 마약이 들어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이 발생했다. 핼러윈 데이에 사탕 대신 마약을 주는 일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주요 역들에서는 출입구 안쪽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마약류의 일종인 메스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동영상에 자주 올라오고, 버스를 기다리는 공공장소인 금연 구역에서도 버젓이 유리 파이프를 돌려 피우는 청소년들의 모습들도 흔히 볼 수 있다.

또 버스 안 계단에 앉은 남성이 크랙 파이프처럼 보이는 마약을 흡입한 적도 있다. 폭력 사건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약 흡입까지 이어지며 승객들은 치안 부재를 걱정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이런 문제가 대중교통에서 더 증가해 승객 안전 확보와 청결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가을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아보츠포드에 위치한 교도소에서는 드론을 이용 마약을 밀반입한 사건이 있었다. 이를 복용한 수감자 1명이 숨지고 9명이 약물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 해당 교도소는 콘크리트 벽이 높게 둘러싸여 있는 구조였으나 드론을 통한 마약 전달을 막지는 못했다. 교도관 노조 존 랜드 위원장은 "믿기 힘든 일이지만 이와 같은 일이 전국에서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감자들 사이에 폭행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며 "드론이 교도소 창가까지 다가와 마약을 전달하고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대마와 관련된 범죄들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그 횟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가장 걱정되는 문제는 청소년의 대마 흡입이다. 주에 따라 다르지만, 구매 연령은 18~19세로 정해졌으며, 현재 캐나다에서 미성년자에게 대마초를 판매하는 이는 최대 14년 징역형에 처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대마초 중독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른 우울증, 환각, 행동 제어 능력 등이 떨어지며 이와 연관된 청소년 범죄들도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합법화된 대마에서 그치지 않고 더 강력한 불법화된 마약 중독에까지 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캐나다가 대마초를 합법화시한 지 5년이 지났다. 애당초 초록 불만 켜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계속 달리기만 하면 많은 사고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잠시 멈춰서 비상등을 켜고 살펴봐야 할 때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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