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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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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영화 보고 흥분한 야권… “尹, 총선 승리 땐 계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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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흥행 올라타 정부 비판

12·12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자 야권은 “계엄 저지선 확보” “군부독재 아닌 검부(檢部)독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여권을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현실과 영화를 구별 못 하는 망상에 빠졌다”고 했다.

야권은 27일 현 정권을 군부 독재와 비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서울의 봄’을 거론하며 “군복 대신 검사의 옷을 입고, 총칼 대신 합법의 탈을 썼다. 군부독재와 지금의 검찰독재는 모습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했다. 민주적 선거를 통해 집권한 현 정권을 사실상 군부독재와 동일시한 것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현재에도 있다”며 영화 관련 게시물을 5건 이상 공유했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하나회가 검란을 일으켰던 검찰 특수부와 오버랩됐다. 훨씬 더 잔인한 역사가 2023년에도 계속 진행 중” 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정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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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당시 함께 있어 논란이 된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엄 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단독 과반 확보 전략을 써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국회에서 과반이 동의하면 이를 해제할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1일 ‘논란이 될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형배 의원은 같은 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헌법이 규정한 탄핵 얘기를 안 하면 오히려 직무 유기”라며 “’발목때기(발모가지의 방언)’를 분질러 놔야 된다니까요”라고도 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벌인 군사 반란을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계엄사령관을 강제 연행해 실권을 장악하려는 신군부 전두광(황정민·실제 인물 전두환) 보안사령관 세력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이태신(정우성·실제 인물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9시간을 그렸다.

야권의 ‘영화 정치’는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6년 민주당 대선 주자 시절 영화 ‘판도라’를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탈핵·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고 했다. 판도라는 원전 전문가들에게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외에도 화려한 휴가(2007년), 남영동1985(2012), 26년(2012), 변호인(2013), 노무현입니다(2017),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등 현대사 관련 영화가 나올 때마다 민주당은 ‘영화 정치’에 몰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시스템을 86세대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여권엔 ‘국제시장(2014)’ 등 일부 영화를 제외하면 ‘영화 정치’라고 할 만한 사례가 없다.

한 영화 평론가는 “현실을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점은 분명 픽션의 순기능”이라면서도 “그러나 픽션은 결코 현실은 아니고, 정치인이 부정확할 수 있는 픽션을 캠페인 도구로 사용하는 건 별개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은 지난 9일 기자 간담회에서 “다큐멘터리처럼 만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신군부 세력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기에 거기 들어가 내 마음대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당시 무력했던 진압군이 잠시나마 전두광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행주대교에 홀로 서서 제2공수여단을 되돌리는 것도, 경복궁 앞 대치 장면도 허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화 이후 전두환 정권의 민정계는 이미 사라져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며 “아직도 민주당은 철 지난 ‘국민의힘=군부독재’란 프레임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주장대로 ‘검부독재’라면 그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구속 안 된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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