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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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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1차장, 대통령 순방중에도 파벌싸움… 尹, 귀국즉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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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1차장-2차장 동시경질]

6월 인사 파동후에도 충돌 계속

北위협속 정보기관 난맥 외부노출… 尹 순방기간중에도 간부인사 갈등

金의 감찰처장 교체가 경질 방아쇠… 원장-1차장-2차장 동시경질 ‘강수’

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가운데)과 권춘택 1차장(왼쪽), 김수연 2차장(오른쪽)의 사표를 수리하는 형식으로 세 사람을 전격 경질했다.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 원장 등의 모습.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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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장, 차장 전원 교체 인사안을 준비해 두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순방을 앞두고 참모들에게 이같이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26일 오전 순방에서 귀국한 지 불과 9시간 반 뒤인 오후 4시 반 대통령실은 이 같은 국정원장 교체를 공식 발표했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자신에 대한 교체 기류를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인사 파동이 처음 드러난 이후 한 차례 윤 대통령이 김 원장을 신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갈등이 사그라지기는커녕 대통령 순방 기간에도 간부 인사를 둘러싼 김 원장과 권춘택 1차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 난맥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자 수뇌부인 원장과 해외 파트를 총괄하는 1차장, 대북 파트 담당 2차장을 이례적으로 동시에 경질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수뇌부 중에서는 과학기술, 사이버안보를 담당하는 백종욱 3차장과 조직·예산·인사를 담당하는 김남우 기획조정실장만 유임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원장이든, 1차장이든, 그들을 위시한 다른 세력이든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일’이 돌아가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 한 차례 신임에도 2차 진흙탕 파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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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윤 대통령은 자신이 재가했던 국정원 1급 7명에 대한 인사를 전격 철회했다. 해당 인사에 김 원장 비서실장 출신으로 방첩센터장을 맡았던 김 원장 최측근 K 씨의 전횡이 개입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보기관 사상 초유의 인사 파동이자 인사 번복 사태였다. 이런 인사 파동에서 국정원 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윤 대통령은 K 씨 등을 면직 처분했다.

김 원장 교체설이 나오던 중 윤 대통령은 김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조직 정비 방안을 보고받은 뒤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하라”고 주문한 사실을 공개하며 김 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해외정보관 인사, 대기 발령 후 6개월 교육 이수자에 대한 재교육 명령 등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 불거졌다.

급기야 인사 파동이 일어난 지 불과 5개월 만인 이달 K 씨가 김 원장을 통해 다시 국정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직을 떠난 K 씨와 가까운 이들이 국정원 3, 4급 인사에서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교관 출신인 김 원장과 국정원 공채 출신인 권 1차장이 국정원 간부 인사를 두고 대립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 김 원장 측은 권 1차장을 위시한 일부 세력이 ‘원장 흔들기’를 위해 내부 인사 문제를 언론에 흘린다고 의심했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원 개혁 방향에 대한 이견이 두 사람의 대리전 양상으로 불거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때 국정원장 물망에 올랐던 권 1차장 입장에서도 국정원 개혁 방향이 다른 김 원장과의 관계에서 내적인 갈등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실 주변 기류가 묘하게 달라진 건 이 무렵이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정보기관 수장이 자신의 비서에게 휘둘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후임 적임자의 문제이지, 대통령 입장에서도 여러 문제를 고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교체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尹 순방 중 감찰처장 등 교체가 방아쇠”

이후 김 원장 측에서는 권 1차장을 비롯한 국정원 인사기획관 S 씨를 둘러싼 의혹을 들고나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요직에 있던 S 씨가 6월 인사 파동을 기점으로 새로 인사기획관으로 임명됐는데, 그의 인사를 둘러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

윤 대통령이 이달 해외 순방 중이던 시기 여권 일각에서는 “S 씨를 비롯해 감찰실장, 외부 핵심 기관 파견자 등 3명이 모두 요직에 있으며 김 원장 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 원장이 권 1차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권 1차장이 감찰을 받기 시작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본보 확인 결과 이 같은 논란 속에 최근 S 씨가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에 사표가 수리됐다고 한다. S 씨에 더해 최근 K 씨 등을 둘러싼 비위 의혹 감찰을 주도해온 국정원 감찰처장도 윤 대통령 순방 중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S 씨는 주요 대기업으로 이직을 시도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이들에 대한 김 원장의 인사 조치가 윤 대통령 순방 중에 벌어진 것이 김 원장 경질의 방아쇠로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 尹, 원장-1차장 동시 경질로 난맥 타개

결국 국정원 내홍이 끊이지 않자 윤 대통령이 김 원장과 1, 2차장에게 책임을 물어 경질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내부 갈등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논란이 외부에 무분별하게 유출되는 상황도 심각하게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은 일단 공석이지만 향후 원장 인선에는 대북 정보 기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될 수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초 윤 대통령은 정보기관에 대해 이스라엘의 ‘모사드’같이 정보 수집을 제대로 하는 조직으로 갈지, 아니면 우방국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갈지 고심했다”며 “문재인 정부 때 손상됐던 이런 협력 시스템이 김 원장 시기 복원된 만큼 이제 대북, 정보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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