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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49일 만에 포성 멈춘 가자지구, 집으로 향하는 피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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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나흘간 짧게 불안한 평화’

한겨레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처음 이뤄진 나흘간의 전투 중지 합의에 따라 24일(현지시각) 오전 7시부터 포성이 멈춘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 칸유니스에서 주민들이 오랫동안 이어진 피난 생활을 잠시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당나귀가 이끄는 수레에 걸터앉은 주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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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아침 7시(한국시각 오후 2시). 카타르 외교부가 전날 발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나흘간의 ‘인도주의적 전투 중지’(humanitarian pause) 시작 시간이 다가오며 전세계 언론의 눈과 귀는 지난 49일 동안 포성이 끊이지 않았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했다.

전세계가 마른침을 삼키며 가자지구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약속 시간이 지난 지 불과 15분여 만에 가자지구 북부 이스라엘 접경지대에서 공습을 경고하는 사이렌이 울렸다. 또 20분쯤 뒤엔 가자지구 내에서 소형 무기가 발사되는 소리가 들리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다.

하마스를 자극하는 듯한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스라엘방위군(IDF)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약속 시간 직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전쟁은 아직 안 끝났다”는 메시지를 띄웠고, 휴전 발효 1시간 뒤엔 “오늘 새벽 우리 군은 알시파 병원 지역의 지하 땅굴과 갱도를 파괴했다”는 선전 메시지를 올렸다. 하지만 별다른 충돌이 발생하지 않자, 미국 시엔엔(CNN)은 아침 8시 반께 “전투 중지 약속이 지켜지는 듯 보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외신들은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오랜만에 안도의 웃음을 내보이며 피난처에서 나와 각자의 집으로 향하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전했다.

한겨레

이번 나흘간의 전투 중지 기간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공습하거나 이 지역 내에서 누구도 체포하면 안 된다. 또, 이집트 정부에 따르면, 이 기간에 매일 13만ℓ의 디젤 연료, 가스 트럭 4대, 구호품을 실은 트럭 200여대가 이집트에서 라파흐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로 반입된다. 라파흐 국경 관리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늘 230대의 트럭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투 중지 기간이 끝난 뒤 다시 공세를 강화할 예정인 이스라엘군은 남부로 피난한 이들에게 다시 북부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경고하는 전단지를 뿌렸다.

전투 중지 약속이 잘 지켜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은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인질 교환으로 옮겨갔다.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전투 중지 첫날에 13명(사흘 동안 최소 50명)의 첫 인질 그룹이 석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드 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첫날 풀려나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이고, 함께 납치된 일가족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시엔엔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날 풀려나는 인질 13명이 이집트와 마주한 니차나, 케렘샬롬 검문소 등을 통해 이스라엘 영토로 돌아온 뒤 헬리콥터를 타고 텔아비브의 병원 두곳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잡고 있던 이 인질들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이스라엘 정부 역시 18살 이하의 청소년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같은 날 석방한다. 이들은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인근에 위치한 다몬·메기도 두 교도소에서 서안지구의 오페르 교도소로 이송된 뒤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최종 확인을 받게 된다. 이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인질 석방을 위해 교전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합의를 이끌어낸 카타르, 인질 석방 작업을 돕는 국제적십자위원회는 합의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직통 라인을 구축했다. 안사리 대변인은 “카타르 수도 도하의 상황실에서 전투 중지의 준수 여부와 인질 석방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직통 라인을 구축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당사자와 매우 선명한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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