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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캐나다 이민자 유입 속도, 이대로 괜찮을까?[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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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캐나다 이민청이 발표한 캐나다 정부의 2023~2025 이민자 유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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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는 2023년에 46만5000명, 2024년에는 48만5000명, 그리고 2025년에는 50만 명의 새로운 이민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이는 캐나다가 3년간 100만 명의 새 이민자를 유치하겠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때가 불과 5년 전임을 생각하면 이 발표가 얼마나 큰 숫자인지 실감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캐나다의 이민 정책을 살펴보면 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를 이유로 꾸준히 수용적인 기조를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3년간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존의 요구 사항이 더욱 절실해진 것은 물론이고 노동력 부족까지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확대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민 정책으로 인해 캐나다는 지난 6월 캐나다 인구는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증가한 인구의 96%는 이민 유입이다. 19일(현지시간)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16만여 명이 증가하며 인구가 2.9% 늘었다. 주요7개국(G7)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인구 증가의 98%는 해외 이주로, 비영주권자가 70만여 명, 영주권자는 47만여 명이다.

캐나다는 사실상 어떤 지표로 보아도 지구상에서 가장 친이민적인 국가이다. 2020년 갤럽조사는 캐나다를 세계에서 가장 이민 친화적인 국가로 순위를 매겼다. 지난해 9월 환경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58%가 "더 많은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렇게 이민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던 캐나다인들도 이민자 수용 속도에 긴장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최근의 회의적인 시각은 눈사태처럼 밀려오는 이민 인구에 비해 캐나다의 인프라 구축이 아직 되지 않아서 주택, 의료, 교육 등의 시설들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 의뢰로 설문조사기업인 나노스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8%의 캐나다 주민이 연방정부의 이민자 목표 인원을 늘린 것이 주택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 캐나다의 주요 은행인 TD은행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때문에 향후 2년 내 부족한 주택 수가 50만 채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택 공급 문제뿐만 아니라 보육 시설 부족 현상도 예상된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빠른 인구증가로 인해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이 부족해질 것"이라며 "오는 2026년에는 보육 시설을 찾지 못한 어린이가 31만 5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민을 통해 경제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캐나다 정부를 향해 1960년대 이민 프로그램의 기틀을 다진 데이비드 닷지 전 캐나다 은행 총재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급격한 인구 증가는 이례적"이라며 "너무 급히 이민자 수용 정책을 확대한 탓에 적응할 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다. 되레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요즘 이민은 각 나라마다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삶의 인프라를 갖추지 않은 채 이민자들을 받아들인다면 많은 사회 문제가 야기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던 캐나다가 정착도 하기 전에 역이민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민자들의 빠른 인구 유입의 속도 조절은 캐나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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