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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마” 경고에도 광고문자 보내면 ‘스토킹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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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인 연락으로 불안감 주면

비교적 경미한 행위라도 ‘범죄’

경향신문

수신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주점에서 지속적 광고 문자를 보냈다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교적 경미한 행위라 할지라도 반복적인 연락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면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9월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전화 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했다.

이어 “A씨가 다른 혐의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의 횟수, 시간, 내용 및 A씨의 성행·환경·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 강서구의 한 주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일면식이 없던 B씨에게 지난해 11월부터 40여일간 총 22차례 문자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벌써 11월이 절반 이상 흘렀네요. 한 주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 자리 필요하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한국 (월드컵) 16강 진출! 근처에서 자리 중이면 연락 한 통 주세요” 등의 문자를 보냈다. “형님들 신규 많이 충원됐습니다” “이쁜(예쁜) 친구 출근했습니다” “지금 오시면 원가로 진행해드리겠습니다” 등의 문자도 반복적으로 보냈다. 문자는 주로 오후 7시에서 오전 3시 사이 심야 시간대에 전송됐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 이사인 서혜진 변호사는 “법률에는 스토킹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 일방적 구애 등의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반복적 연락으로 상대방이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있다는 기준을 명확히 한 판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 형식의 광고라 할지라도 정당 행위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광고 문자를 발송하는 사업주들도 더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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