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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이주민 급증 이탈리아, 알바니아에 난민 센터 건설···알바니아, EU 가입 도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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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와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난민 센터 건설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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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오는 난민들이 급증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해온 이탈리아가 아드리아해 맞은편 발칸반도 국가 알바니아에 난민 센터를 짓기로 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6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를 만난 뒤 두 나라가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알바니아에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센터 두 곳을 건설하고 내년 봄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75㎞ 떨어진 항구 셴진에는 이주민 신원 확인을 위한 시설을 짓고 해안에서 내륙 쪽으로 20㎞ 떨어진 자더르에는 송환 대상 이주민을 위한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이탈리아 해경이 해상에서 구조한 이주민들만을 알바니아 난민 센터로 보낼 예정이며 어린이들과 임신한 여성들은 이탈리아로 보내진다. 난민 센터 건설 및 운영 비용은 모두 이탈리아가 부담하고 알바니아는 난민센터 외부 경비를 맡는다.

이탈리아는 향후 알바니아에서 연간 3만6000명의 난민 신청을 처리함으로써 이탈리아 내 난민센터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탈리아는 올해 들어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온 이주민들이 14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8만800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난민 심사 및 송환 작업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회원국이 망명 절차를 비회원국에서 외주로 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이주민 숫자를 줄이기 위해 불법 이주민 구금 기간을 기존의 최대 4배(18개월)로 늘리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하는 한편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들의 협력을 기대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라마 총리는 이날 멜로니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알바니아는 EU의 일원이 아니지만 유럽 국가”라면서 “아직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유럽인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알바니아는 이탈리아의 친구일 뿐 아니라 EU의 친구”라면서 알바니아의 EU 가입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알바니아는 지난해 7월부터 EU와 가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EU는 이탈리아와 알바니아의 난민 센터 건설 합의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그러한 합의는 EU와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의 계획은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하겠다는 영국 정부의 시도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의 망명 신청자 르완다 이송 계획은 현재 영국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탈리아 좌파 정당 ‘+에우로파’의 리카르도 마지 대표는 “이탈리아 정부는 EU 밖에 국제 표준을 벗어난 일종의 이탈리아판 관타나모를 만들고 있다”면서 “바다에서 구조된 사람들을 마치 소포나 물건처럼 비EU 국가로 이송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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