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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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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전쟁에 뛰어든 여인·황제와 교황의 다툼… 떠나요, 더이상 암흑 아닌 중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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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세 유럽인 이야기

주경철 지음|휴머니스트|360쪽|2만2000원

“그녀는 두 국왕과 결혼하고 두 국왕을 낳았으며, 궁정 암투에 깊이 간여하고, 십자군 전쟁에 직접 참전했고, 몸소 군대를 지휘하는 한편 이전과 다른 궁정 문화와 새로운 사랑의 문학을 발전시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이 여인은 아키텐의 알리에노르(Aliénor d’Aquitaine, 1122~1204). 아버지인 아키텐 공작 기욤 10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 중 사망하자 계승자가 되었다. 아키텐은 보르도를 중심으로 한 오늘날 프랑스 남부의 광대한 영토. 알리에노르와 결혼하면 프랑스 땅의 4분의 1을 차지할 수 있으니 그녀의 결혼은 당대 초미의 관심사였다. 첫 남편은 프랑스 국왕 루이 7세였으나 여러 이유로 28세 때 이혼한다. ‘돌싱’이 된 그녀를 납치해 강제 결혼하려는 사건이 벌어지자 알리에노르는 차라리 배우자를 직접 고르기로 한다. 잉글랜드 왕위 계승 후보자 헨리에게 편지를 써 결혼을 제안, 이후 헨리 2세의 왕비가 된다. 그와의 사이에서 5남 3녀를 낳았는데 기사 문학의 단골 주인공 ‘사자심왕 리처드’가 그가 가장 사랑한 아들이다. 리처드의 죽음 이후 동생 존이 왕위에 오르며 두 국왕의 어머니가 된다.

총명하고 야심 많은 여인, 황제와 교황의 다툼, 천재적인 건축가와 조각가….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중세를 복원한다. ‘중세는 암흑시대’라는 구닥다리 설명은 하루빨리 잊어버리라 조언한다. “중세는 가공할 야만성과 지극히 세련된 문화가 공존하고 함께 발전하여 그 어느 시대보다도 콘트라스트가 뚜렷한 시대였다.” 끝없는 이야기의 시대, 중세로 당신을 초대한다.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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