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TK서도 3년 걸렸다... 군위군, 대구시 편입 과정 살펴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방자치법상 시도의회 의견 들어야
민주당, 2009년 광명 편입 좌초 사례
한국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김포골드라인 관제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당론으로 경기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을 놓고 의구심이 적지 않다. 관할구역 변경은 지방의회 의견을 들어 법률로 정하도록 돼 있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원활히 추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경북에서 대구로 이관된 군위군의 경우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국회의원, 시·도의회를 모두 장악해 정치색이 같은데도 시행까지 3년이나 걸렸다. 반면 김포의 경우,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지역 국회의원 2명과 경기도지사까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갈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북 군위군은 올 7월부터 행정구역이 대구 군위군으로 바뀌었다. 2020년 7월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대구시의회 의장, 경북도의회 의장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추진의 전제 조건으로 군위군이 대구 편입을 제시하자 이를 경북도와 대구시가 받아들이면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관할구역 변경안은 경북도의회에서 2021년 9월 찬성 28표, 반대 29표로 부결됐다. 지역 소멸을 우려한 지방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경북도는 이에 따라 찬·반 의견을 명기하지 않은 채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지만 행안부는 재차 경북도의회 의견을 재청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변경안은 같은 해 10월 경북도의회 본회의에 안건으로 재상정돼 찬성 36표, 반대 22표, 기권 1표로 통과됐다.

국회에서도 난관의 연속이었다. '경북도와 대구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경북 안동·예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소멸 위험을 이유로 막아섰다. 당시 김 의원은 언론 간담회에서 "(군위군이 편입되면) 대구와 한 생활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경산과 칠곡은 물론, 고령·성주 주민도 대구 편입을 요구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경북은 소멸한다. 경북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경북을 지켜야 하기에 막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법안은 지난해 1월 제출됐다.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던 김 의원이 결사반대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강력 반대하면서 제동이 걸렸다"며 "관할구역 변경안을 논의하는 행안위 1소위는 만장일치 합의가 원칙이라 논의를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행안위에서 사·보임되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9월 "일부 국회의원 때문에 연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밀어붙여 변경안은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선례에 비춰 여야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김포를 비롯한 서울 외곽도시의 관할구역 변경안은 헛돌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앞서 2009년 민주당 주도로 경기 광명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변경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좌초됐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