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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52시간 담은 반도체특별법은 언제..." 삼성전자는 급한데 속도 안 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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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자위 법안심사소위 안건 올랐지만
반도체 연구 종사자 '주 52시간 예외' 의견차
"반도체법 제정 필요하지만 논의 필요하다"
여야, 반도체법 통과가 '1순위'도 아닌 상황
고준위방폐물법, 해상풍력법에 힘 쏟는 중
업계에서도 주 52시간 예외 두고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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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특별법'이 국회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을 넣는 것을 두고 여야가 적극적으로 논의를 하지 않고 정작 정치권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법은 따로 있어 반도체특별법이 다소 뒤로 밀려난 분위기다. 심지어 반도체 업계 내에서도 주 52시간 근로 예외를 두고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와 "예외 조항을 빼더라도 법을 통과시켜달라"로 의견이 나뉘어 법 통과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산자위 법안심사소위서 여야 의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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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 신호등이 일제히 빨간불을 가리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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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 지원이 핵심인 의원 발의 법안 7개를 논의했다. 논의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한 내용은 7개 법안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철규 의원안에는 '근로기준법 예외 조항'이 들어가 있다. 반도체 산업 고소득 연구개발 종사자는 주 52시간 근로를 적용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 법안을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대체 토론에서는 "반도체 연구개발 종사자가 집중적인 근무 형태로 성과 중심의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찬성 의견이 국민의힘 의원 중심으로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반도체 연구개발(R&D)은 제품 출시 시점 등에 집중 업무가 필요한데 현 제도로는 이에 대응하기 불가능하다"고 동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근로자 휴식권 확보를 위한 규정 체계에 예외가 발생하고 다른 산업 분야에 확대 적용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 같은 일하는 조건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당 정체성과 연결되는 지점이라 조심스럽다"며 "지난 소위에서 주 52시간 예외를 두고 비중 있는 쟁점으로 다뤄지진 않았고 여야의 관점 차이를 확인,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여야 모두 마음은 다른 법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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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에 속도가 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여야 모두 반도체특별법 통과가 1순위가 아니란 점이다. 산자위 내에서 국민의힘은 고준위방폐물특별법 통과에 힘을 쏟고 있고, 민주당은 해상풍력특별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추가 논의를 위한 법안심사소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반면 두 법안을 논의하는 법안심사소위는 26일 예정돼 있다. 산자위 내에서는 여야가 다음 법안심사소위에서 두 법안을 모두 통과시키기 위한 협상에 더 많이 힘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 산자위 관계자는 "한국도 반도체 산업 지원 흐름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지난 심사소위에서 여야 의원 모두 공감했다"면서도 "두 당이 추진해 온 에너지 관련 특별법에 대한 합의점이 꽤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해당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우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마저도 이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국회 논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 예외가 R&D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은 되겠지만 예외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산업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라며 "예외 조항을 빼서라도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이 꼭 포함돼 통과돼야 한다. 재계 단체를 통해 성명서를 내는 등 기업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며 "정쟁이 아닌 발전적 방향으로 논의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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