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임기 곧 끝나는데 검사까지 놓칠라…공수처 “검사 연임 규정 정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두고 공수처가 검사 연임 규정 재정비에 나섰다. 공수처는 30일 ‘공수처 검사 인사 규칙 개정안’을 12월 9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처·차장 공백 상황이 생기더라도 대행이 검사들의 연임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규정으로는 신임 처‧차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검사 연임을 심사하기 위한 인사위원회 운영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공수처 1기 검사는 현재 4명 남아 있다. 지난 2021년 4월에 3년 임기로 13명이 임용됐지만 지금까지 4명이 남았다.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의 임기를 3년으로 규정하고 3회까지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연임을 승인할지에 대한 세부 규정은 없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임기가 만료되는 검사는 임기만료일 3개월 전까지 연임 희망원 또는 불 희망원을 처장에게 제출하고, 처장이 인사위원회에 심의·의결을 요청하면 인사위가 적격 여부를 심사해 확정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또 인사위원장을 겸직하는 공수처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인사위원 중 최장기간 재직한 위원(재직기간이 같을 경우 연장자) 순으로 대행한다는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 현행은 인사위원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면 위원장이 ‘지명’한 위원이 직무를 대행한다고만 규정돼 있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정치 상황에 따라 처·차장의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규정을 정비한 것”이라고 했다. 김진욱 처장은 내년 1월 20일, 여운국 차장은 내년 1월 28일 임기가 만료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공수처장 후임 추천을 위한 절차를 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수처장은 국회의장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위원회에서 후보 2명을 추천하면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식으로 임명된다. 법조계에서는 “초대 공수처장 인선이 추천위원회 구성 후 7개월 가까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처장 공백사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슬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