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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새벽배송 사망'에 이정식 장관 "쿠팡 모범 보여야"... 쿠팡은 "근로 여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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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고용부 종합감사]
'택배 과로사 방지 합의' 참여 요구에도 "어렵다"
임금 600억원 체불한 대유위니아 "골프장 매각"
한국일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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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쿠팡의 '새벽배송' 서비스에 종사하던 배달 노동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글로벌 기업이자 국내 굴지 대기업으로서 쿠팡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노사정 합의 참여를 종용했다.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CLS) 대표는 "CLS 배송직 근로 여건은 사회적 합의 수준을 상회한다"며 참여를 거부했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벽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문제는 고용부가 떠안아야 할 새로운 과제"라며 쿠팡 퀵플렉서(배송기사) 사망 사고에 대해 질의했다. 지난 13일 쿠팡CLS 위탁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배송 도중 숨졌다.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비대로 알려졌는데 택배노조는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이 2021년 노사정의 '과로사 방지 합의'에 주요 택배회사 중 쿠팡만 빠진 점을 지적하자 이 장관은 "쿠팡은 사회적 책임이 있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향후 참여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재차 고용부 역할을 주문하자, 이 장관은 "새로운 합의를 하거나 기존 합의에 쿠팡도 참여하도록 정부가 권고나 설득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한국일보

홍용준 쿠팡CLS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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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택배 노동자 15명이 과로사 등으로 숨지자 정부, 택배사, 택배노조 등이 참여한 노사정 기구는 이듬해 6월 사회적 합의를 마련했다. 택배 노동자의 분류 작업 배제, 주 60시간 근로 등이 주된 내용이다. 당시 쿠팡은 택배 기사를 직고용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합의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쿠팡CLS의 위탁 배송기사인 특수고용직(1만3,000명)이 직고용 기사(7,000명)보다 훨씬 많아 여타 택배사와 고용 구조가 유사해졌다.

오후 국감장에 출석한 홍용준 쿠팡CLS 경영지원부문 대표는 "고인과 유족에게 애도의 말을 전한다"면서도 직접적 사과는 하지 않았다. 쿠팡은 숨진 노동자에 대해 "자사 직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홍 대표는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겠냐'는 의원 질의에는 "CLS 배송직 근로 여건은 사회적 합의 수준을 상회하고 열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택배업계 합의를 존중하지만 CLS가 참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르면 연내 시행될 '외국인 가사노동자 시범 사업'을 두고도 열악한 거주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공모 계획서를 보면 1평 고시원에 밥 김치 라면을 무료로 준다고 하는데 거주 여건이 열악하면 보육의 질도 하락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서울시와 고용부, 선정 업체가 논의해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600억 원대 임금 체불이 발생한 대유위니아그룹의 박영우 회장도 국감장에 출석해 "제가 경영을 잘못한 것 같다. 사과드린다"라며 "골프장과 성남 사옥 매각을 통해 최대한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허영인 SPC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에 대해 환노위는 형사 고발이나 청문회 개최 등 후속 조치를 정할 방침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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