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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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6일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규정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반민족규명법)에 대해 "흠결이 많다"고 밝혔다.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야당은 고성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국가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백선엽 장군의 친일 여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이념 논쟁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포문은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열었다. 강 의원은 박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이념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박 장관은 이념 논쟁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고 보는데,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데 장관직을 걸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이념 논쟁의 선봉에 섰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윤 대통령이 말한 이념은 국가의 방향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민생과 꼭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재차 '백선엽은 친일파가 아니다'라는 발언이 아직도 유효한지 묻자, 박 장관은 "국회에서 법을 만든 것과 역사적 진실은 다른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2004년 제정된 반민족규명법에 기반해 백 장군 등 705명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선정된 것을 염두에 둔 답변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박민식 장관, 똑바로 얘기해. 그래서 (백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거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 장관은 "겁박한다고 진실이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법에 흠결이 많다. 법도 잘못됐으면 개정해야 하고, 그 과제는 국회의원들에게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역사적 평가는 국민이 한다"고 덧붙였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집요하게 물었다. 황 의원은 "어제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에서 홍 장군에 대한 예우에 티끌만큼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발언을 육사 내 흉상 이전 반대로 해석할 수 있느냐"고 다그쳤다.
박 장관이 "보훈부 장관으로서 독립유공자가 명백한 홍 장군에 대한 예우는 최고 수준으로 끝까지 책임진다"고 에둘러 답변하자, 황 의원은 흉상 이전에 반대하는지를 재차 물었다. 박 장관은 "이런 소모적 논란이 안타깝다"며 "육사 또는 국방부에서 요청이 오면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 장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적재적소 배치'를 언급하며 흉상 이전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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