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인원의 3분의 1만 참석
12일 오후 2시부터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이 서울 중구 시청역 앞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왼쪽으로 지나가는 차량이 정체를 빚고 있다. 당시 이곳을 지나던 차량은 평균 6.9㎞의 속도로 서행했다. /조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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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차로 일부를 막고 “2차 공동파업을 하겠다”며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은 “11일부터 파업을 시작한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등 주요 국립대병원 노조 분회, 13일부터 파업을 시작하는 일부 산하 노조와 뜻을 함께하겠다는 연대파업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지난 9월 철도노조를 앞세워 진행된 1차 공동파업의 뒤를 이은 것으로, 다음 달에는 3차 공동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도심 집회로 인해 차로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세종대로 인근에서는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3000여 명(경찰 추산)은 1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 약 400m의 3개 차로를 막고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대회’를 열었다. 오후 1시에는 공공운수노조 산하 의료연대본부가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고, 오후 2시부터는 공공운수노조 차원의 본대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는 당초 경찰에 참여 인원을 1만명으로 신고했지만, 3분의 1도 되지 않는 규모의 인원만 현장에 참석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방향까지 2㎞ 구간을 행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는 의료민영화 저지와 공공성 강화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민영화 저지! 직무성과급제 분쇄!’ ‘공공성 강화! 노정교섭 쟁취!’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햇빛가리개를 착용하기도 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윤석열 정부가 검찰 권력을 휘두르며 주 69시간 근무와 노조 무력화, 노동자 죽이기를 주장하며 날뛰고 있다”며 “(공공운수노조가) 코로나로부터 국민을 지켰지만 점심식사와 화장실도 제때 가지 못하는 간호사의 처지는 외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주최 측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초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2시부터 집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20여 분 동안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지 않아 집회는 늦게 시작됐다. 사회자가 “직무성과급제 분쇄하고 노정교섭 쟁취하자!”라고 선창한 후 “쟁취하자”를 따라 외쳐달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집회 참가자들이 따라 외치지 않고 부채질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과거와 달리 민노총 집회 화력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로 인해 서울 도심에서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가 3개 차로를 막으면서 이곳을 지나는 차량은 남은 왕복 4개 차로를 이용했다.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TOPIS)에 따르면, 오후 2시 숭례문에서 시청역으로 향하는 차량은 평균 시속 6.9㎞의 속도로 서행했다. 사전집회가 열린 오후 1시에는 차량이 평균 시속 8㎞로 달렸지만, 집회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교통 정체도 점차 심해진 것이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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