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500만원 주고 목숨 건다"…밀입국 중국인 22명 檢송치

충남 보령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들은 1인당 1500만원을 주고 한밤중 서해를 건넌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는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일하다가 강제 출국당한 뒤 돈을 벌려 다시 목숨을 건 모터보트 길에 올랐다.

3일 새벽 충남 보령을 통해 밀입국하려던 중국인들이 검거됐다. 이들은 배로 대천항 앞바다에 접근한 뒤 헤엄쳐 밀입국을 시도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양경찰서는 서해상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및 검역법 위반)로 중국인 A(40대 남성) 등 2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일 새벽 충남 보령시 신흑동 해안을 통해 한국으로 밀입국하려던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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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웨이하이 출항…350㎞ 달려

해경에 따르면 A 등은 지난 2일 오후 늦게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출발했다. 선외기(엔진이 밖에 달린 PVC 재질의 모터보트)에는 선장과 선원, 밀입국자 22명이 탑승했다. 밤새 동쪽으로 350㎞를 항해한 모터보트는 3일 오전 1시50분쯤 충남 보령시 신흑동 남서쪽 1.3해리(2.4㎞) 해상에 도착했다. 이들은 구명환을 해상에 던진 뒤 구명조끼를 입고 차례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영으로 해안까지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이 이동하던 모습은 경계 근무 중이던 육국 32사단 제7해안감시기동대대 장병에 발견됐다. 미확인 선박이 빠른 속도로 해안 쪽으로 접근하던 모습을 열화상감시장비(TOD)로 추적하던 해안감시대대는 선박에서 사람들이 잇따라 바다로 뛰어들자 선박 주의보를 발령했다. 해경 등 관계기관에도 이런 내용을 통보하고 공조에 들어갔다.

지난 3일 새벽 충남 보령을 통해 밀입국한 뒤 안산으로 도주했던 중국인이 체포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합동 수색작전을 벌이던 해경과 해안감시대대는 대천항 인근에서 육지로 헤엄쳐 오는 밀입국자 13명을 검거했고 인근 지역을 수색, 이미 도착한 나머지 밀입국자 8명도 체포했다. 택시를 타고 경기도 안산으로 도주했던 밀입국자 1명도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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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기 위해 밀입국…국내 조력자 없어

이들은 경기도와 전남 지역 등에서 일하기 위해 1인당 7만5000~8만 위안(한화 약 1500만원)을 주고 밀입국을 시도했다. 중국 현지 노동자의 1년 치 평균 급여보다 많은 액수였다. 보령에 도착해서는 택시나 버스 등을 타고 각자 이동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데려가기 위한 운송책 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한국의 건설 현장이나 공장 등으로 가면 일자리는 물론 숙식도 해결할 수 있었던 경험 등을 살려 밀입국 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밀입국을 시도한 22명 가운데 8명은 과거 한국에서 특정 사유 등으로 강제 출국을 당했다. 5명은 불법체류 경력이 있었다. 1명은 처음 입국을 시도했다. 나머지 8명의 과거 행적은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밀입국 사건과 관련해 중국 현지에서 용의자 1명이 검거됐다. 중국 해양경찰청은 지난 6일 “용의자 한 명을 현지에서 붙잡았으며 밀입국에 쓰인 선박과 다른 공법을 추적 중”이라는 내용의 정보를 해양경찰청에 보내왔다. 다만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원이나 혐의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

3일 보령을 통해 밀입국하려던 중국인들이 사용했던 구명환을 해경이 수거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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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군(軍) 공조로 밀입국자 전원 검거

보령해경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관계 기관이 밀입국 범죄 예방·협력 대응체계를 구축한 뒤 지속해서 합동훈련을 해왔다”며 “서해 상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려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조기 차단과 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육군 제2작전사령부는 밀입국 중국인 검거한 작전을 ‘103 완전 작전’으로 명명했다. 최초로 미확인 선박을 식별한 김유빈 일병과 현장 작전 지휘관 김창곤 중령은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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