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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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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석 “국회 업무 위해 풀어달라”… 검찰 “증거인멸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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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석 측 “野의원들에게 감사 표시로 돈 봉투 제안”

조선일보

윤관석 무소속 의원./조선DB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윤관석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업무 수행과 병든 아내의 간호 등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10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압수수색 전날 휴대전화를 바꾸고 부하직원의 다이어리를 파기하는 등 증거 인멸 염려가 크다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 기일에서 “매일 하루하루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면서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돈 봉투 사건은) 제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기에 면목이 없지만, 현재 국정감사 등 국회 주요 일정이 진행 중”이라며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선출직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했다.

윤 의원은 심문 도중 가족의 건강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집사람이 이 사건 전 암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 중에 제가 구속됐다”며 “유일한 보호자이자 가족인 제가 (아내를) 도우면서 재판 준비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 의원의 증거 인멸 정황을 제시하며 보석을 허가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검찰은 “윤 의원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전날인 지난 4월 11일, 변호인과 만난 뒤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며 “같은 날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씨와 통화하며 압수수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윤 의원과 함께 돈 봉투를 살포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 전 윤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다이어리가 파기된 흔적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증거 인멸의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윤 의원은 구속된 이후에도 허위 주장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만 보이고 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해 보석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의원의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보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윤 의원 측은 이날 보석 심문에 앞서 열린 첫 공판에서 돈 봉투 수수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으로 무죄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 변호인은 “(전당대회 당시) 고생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돈 봉투를 주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당대표 선거에서) 표를 사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의 행위는) 정당법이 규정하는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변호했다.

윤 의원 변호인은 지난달 18일 공판 준비 기일에서도 “(국회의원들에 대한) 일련의 금품 전달 과정은 송 전 대표를 당 대표로 선출되게 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당법 위반 혐의는 부인했다. 윤 의원은 돈 봉투 살포 과정의 중간 전달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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