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 회의실에서 열린 K-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문가 포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확대를 위한 정책적 방향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김훈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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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 1년을 앞둔 가운데 일회용품의 직접적 감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일정 규모 이상 커피·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개당 300원씩 보증금을 부과, 반납 시 돌려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제주와 세종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범실시한 이후 최소 1년간 시행경과를 지켜본 뒤 전면 확대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따른 일회용컵 사용량 감축 효과가 적은데다 소상공인과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는 여론이 강해지면서 지방자치단체 자율 판단에 따라 제도 확대 여부를 맡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K-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문가 포럼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 회의실에서 포럼을 열고 지난해 12월 시행한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정책과 효과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방향, 정책과 과제'를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맡은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국내·외 일회용컵 사용량 추이 및 규제동향, 일회용컵 보증금제 의미와 쟁점 등을 설명한 뒤 일회용컵 보증금제 활성화를 위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장 교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이후 보증금 대상 일회용컵 회수량은 증가했지만 일회용컵 소비량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소비억제보다는 회수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자원순환 정책에선 가장 하단에 있는 재활용/재사용 정책"이라며 "일회용컵 사용금지 및 제한, 무상제공금지, 다회용컵 사용확대 지원 등 우선순위가 중요한 정책이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만으로 일회용컵 사용량이 극적으로 줄어들 수 없기 때문에 사용량 감축정책과 병행돼야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단계적으로 확대시행하는 정책적 믹스(Mix)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지난 1년 가까이 시행한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정책적 효과를 정확히 진단하는 한편 전체 일회용컵 사용량 억제를 위한 장기 계획(로드맵) 수립·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발표 이후에는 소상공인과 환경단체, 연구기관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토론이 이어졌다. 소상공인 측 대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실효성과 형평성 등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했고 환경단체 측은 지자체에 의한 자율적 제도 시행보단 국가주도 정책 운영과 그에 다른 예산 증가 필요성 등을 피력했다.
고장수 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일회용컵 사용량의 상당부분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발생하는데 반해 제도상 프랜차이즈의 책임은 찾아볼 수 없다"며 "편의점의 일회용컵 사용량 증가나 무인카페, 규모가 큰 개인카페 등이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허영회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코로나19(COVID-19) 이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비용이나 인력에서 부담이 크다"며 단계적 시행과 소상공인에 대한 인센티브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이사장은 "전국 시행에서 물러나 지자체 자율에 맡긴다지만 EU(유럽연합) 등 선진국도 자율적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관련법을 만드는 것"이라며 "제도 정착을 위해 일정기간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고은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카페와 소상공인 등 생활양식과 시장이 플라스틱을 쓰면서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10여년간 유지돼온 것"이라며 "플라스틱을 감축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는 경제시스템으로 바꿔야만 (플라스틱 감축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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