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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명절세트? 이제 안 만들어요”…자영업자들에게 더 힘든 황금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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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10명 중 7명, “코로나 시기보다 매출 줄어”

임대료·인건비는 늘어나는데 소비는 저조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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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김빛나 기자] “매년 만들기 번거롭기도 하고, 주문도 별로 안 들어와서 추석선물세트 올해는 안 만드려고요.” (서울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48세 구모 씨)

서울에서 디저트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구씨는 매출 걱정에 다가올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도 웃지 못했다. 구씨는 “단골 손님이 주 고객인 우리 가게는 보통 연휴 및 전후로는 손님 대부분이 귀성길 혹은 해외여행 등을 떠나 매출이 줄어든다”며 “우리도 평소와 비교해 3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씨는 명절선물세트를 만들어 판매했지만 주문량이 저조해 이번 추석에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년 명절 때쯤 만들어서 판매했지만, 올해는 특히 손님이 없다”며 “올해는 주문이 아예 안 들어올 것 같아서 선물세트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고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3일까지 6일의 황금연휴에도 자영업자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이나 고향 방문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이들이 많아,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높아지는 물가와 인건비, 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은 자영업자의 고민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 27일 찾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음식점 가게에서는 사장 이모(35)씨가 가게 의자에 앉아 혼자 TV를 보고 있었다. 이씨는 “지금 시간이 오후 6시인데 아직 개시도 못했다. 코로나 시기보다 매출이 더 줄었다”면서 “월세 1000만원이랑 전기료 300만원 내려면 연휴 기간 동안 손님이 없어도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 지었다.

인건비와 재료비 걱정으로 연휴 기간 문을 닫겠다는 이들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연휴가 기니까 다들 해외여행을 가는 건지 지난해에 비해서 가게에 손님이 너무 없다”며 “명절에 일하겠다는 아르바이트생도 없고 재료 사는 것도 돈이라 연휴 기간 동안엔 당분간 문을 닫을 예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월평균 인건비는 291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4% 늘었다. 이에 반해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소비에 해당하는 소매판매에서는 전월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4일 경기도 골목상점가연합회가 도내 중소상인 자영업자 780여명을 대상으로 골목상권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코로나 시기보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 증감폭이 20% 이상 하락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36%로 가장 많았으며, 10-20% 하락이 17%, 0-10% 하락이 14%로 뒤를 이었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의견은 13%에 달했다.

응답자의 92%는 현재 자신이 속한 상권이 불황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은 4대 보험 및 각종 세금 등 공과금이 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33%가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으며, 임대료와 대출이자 등이 각각 14%와 10%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대면 사업장들 즉 주로 카페나 음식점 같은 서비스 업종은 대체적으로 매출이 거의 다 줄어들었다”며 “물가 인상도 높고 부채 문제도 있다보니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이나 레저, 외식을 전반적으로 줄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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