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영장심사서 공개
박찬대 최고위원이 이화영 아내와 통화
이화영, 아내 접견후 진술 뒤집은듯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19∼2020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신의 방북 비용 등으로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는 약 9시간 20분 만인 오후 7시 24분쯤 종료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 법정에서 이 대표가 작년 11월 10일 전직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신모씨를 통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아내를 회유한 정황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브로커로 지목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잠적했다가 체포된 다음 날이었다.
이 대표는 작년 11월 10일 신씨로부터 이 전 부지사 아내 A씨와 최측근 이모씨의 연락처를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 법정에서 이 대표와 신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 내역을 물증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앞서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신씨는) 하위 직원이라 누군지 모른다”고 진술했는데, 검찰은 이 대표의 진술이 거짓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검찰은 A씨와 이씨의 연락처를 건네 받은 이 대표가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두 사람을 접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이 이씨를 만났으며, A씨와는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전 부지사가 지난 7월 20일쯤 A씨 등과 접견을 한 뒤 기존 진술을 뒤집는 ‘옥중 편지’를 작성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이후 수차례 검찰 조사에서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쌍방울이 대납하기로 했다고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7월 말부터 옥중 편지를 통해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쌍방울 측에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돌연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이 대표의 지시로 이뤄졌으며, 이는 ‘증거 인멸’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재판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 아내 A씨가 민주당 인사 1명과 함께 지난 7월 20일쯤 이 전 부지사를 수원구치소에서 접견하면서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도 이 대표의 ‘증거 인멸’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이날 제시했다고 한다.
또 검찰은 이 대표 지시로 윤모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이 신씨를 통해 경기도 문건 5건을 불법 유출해 검찰 수사 대응 자료로 활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사법 방해’가 이뤄진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경기도 문건이 유출된 시점 전후로 이 대표와 윤 부실장, 윤 부실장과 신씨가 순차적으로 통화한 내역도 재판부에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금도 이 대표의 사법 방해 시도 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취지로 밝히며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영장심사 결과는 이르면 26일 밤이나 27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7분쯤부터 이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연 뒤 약 9시간 20분만인 오후 7시 24분쯤 종료했다.
이 대표는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49분쯤 법정에서 나왔다. 그는 검찰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법원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 대표는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를 받게 되고, 기각하면 곧장 풀려난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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