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 REUTERS=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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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의회에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어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정부 노동자 최대 80만 명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간다. 이들의 소비 지출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일부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집행하는 데도 차질이 있다.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결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사실상 '깜깜이'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음달 1일부터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020년 3월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자금 상환을 일시 중단한 이후로, 많은 대출자가 상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웰스파고의 팀 퀸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년간 미국인들의 주머니에서 1000억 달러(약 133조6000억원)를 빼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온 탄탄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스텔란티스·제너럴모터스(GM) 등 3대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파업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자동차 생산량을 줄여 차량 가격을 상승시키고, 자동차 부품 업체 등 노동자의 해고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파업 확대로 공장 가동 중단이 광범위하게 지속하면 미국 경제 성장률이 매주 연율 0.05~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봤다.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도 미 경제의 복병이다. 올해 여름 70달러대였던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공급 부족 우려로 며칠간 90달러대로 치솟으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마저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견인해 Fed의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가계의 소비 여력을 줄이고,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영옥 기자 |
올해 미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했지만, 4분기 성장률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 성장률이 3분기 연율 3.5%에서 4분기에는 0.6%로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도 성장률이 3분기 3.1%에서 4분기 1.3%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긴축 장기화'를 시사한 Fed가 오는 11월과 12월 금리 인상을 건너뛸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내년까지는 고금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4대 악재는) 경제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모든 요인에 대한 4배의 위협"이라면서도 "당분간 저금리 시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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