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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1조4000억 '저주받은 에메랄드'…결국 23년 만에 브라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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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과 사고가 끊이지 않아 '저주받은 에메랄드'라 불리는 바이아 에메랄드. 사진 미 LA 카운티 보안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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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836파운드(약 38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이 출토 23년 만에 '고향' 브라질로 돌아갈 길이 열렸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레지 월턴 판사는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의 '바이아 에메랄드'(Bahia Emerald) 몰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에메랄드의 현 보유자 측이 브라질 정부와 협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월턴 판사는 "에메랄드의 반환을 막기에는 부족한 주장"이라며 "법원은 브라질 법원의 몰수 판결을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1년 브라질에서 출토된 바이아 에메랄드는 9개의 개별 결정으로 이뤄진 원석이다. WP는 에메랄드의 가치를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추정했다. 출토되자마자 미국으로 밀수출된 이 에메랄드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사고와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아 '저주받은 에메랄드'라는 별명도 붙었다.

미국 내 소송에서는 130만달러(약 18억2700만원)를 지불한 아이다호주 출신 사업가 키트 모리슨의 컨소시엄에 소유권이 인정됐다. 하지만 2015년 캘리포니아에서 이 소송이 마무리되자 브라질 정부는 바이아 에메랄드는 국가적 보물이므로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후 브라질 법원이 몰수를 결정했고,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사법공조에 따른 몰수 집행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가 이에 동의해 집행에 나서자 모리슨 측이 맞서면서 다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번 소송에서는 바이아 에메랄드가 브라질에서 반출된 과정이 불법적이었다는 브라질 정부의 주장이 타당한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법원은 에메랄드를 반출한 광부들이 세관 서류 조작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브라질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모리슨은 "투자자로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통제할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항소 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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