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11~12일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개최했다. 사진 한국e스포츠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e스포츠도 진짜 스포츠로 대접받을 수 있을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무슨 일이야
23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 경기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24일 FC온라인(옛 피파 온라인4) 예선전 등을 시작으로 리그오브레전드(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배그) 스트리트파이터5 등 총 7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금메달 수는 총 7개. 한국은 4개 종목에서 15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e스포츠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사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이게 왜 중요해
스포츠 범주에 바둑·체스 처럼 정신력으로 승부하는 ‘마인드 스포츠’를 포함시킬 수 있는지는 오랜 논란거리였다. 한 편에선 “대(大)근육을 써야 스포츠”라 주장하고, 다른 한 편에선 “뇌는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이라고 반박한다. e스포츠도 직접적인 신체 운동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정통 스포츠로 분류하기는 애매한 상황. 그런 가운데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가 e스포츠의 스포츠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선정했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정식종목으로 지정한 것. 이번에 흥행몰이에 성공한다면 e스포츠의 올림픽 진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2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을 서울시청에서 열었다. 사진 한국e스포츠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e스포츠의 스포츠화(化) 어떻게 가능
① “우리도 근육 쓴다” : 모든 비디오 게임이 e스포츠가 될 순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e스포츠 종목 선정에 3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유료 아이템, 캐릭터 레벨 등의 영향 없이 공정하게 승부를 낼 수 있는지, 게임 내 경쟁적 요소가 존재하는지, 인공지능이 아닌 선수 기량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지 등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신체 능력과 반응 속도에 따라 0.01초 차이의 키보드·마우스 조작에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신체 능력은 e스포츠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② 줄어드는 정통 스포츠 팬 : 일부 인기 종목을 제외하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정통 종목 경기에 대중의 관심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에 따르면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NBC유니버설 시청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가 열린 17일 간 평균 1550만 명이 시청했는데 1988년 NBC가 올림픽 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비교하면 42%가 줄었다. 반면 e스포츠 시청자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 수는 5억 3200만 명이었다. 2025년에는 6억 40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17억 달러(약 16조원)에서 2027년 174억 달러(약 23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더구나 e스포츠 팬은 20~30대가 대부분이다. 이민석 연세대 스포츠 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요즘 고민은 젊은 관객들이 찾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젊은 층에 인기 있는 e스포츠에 문호를 개방하는 게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
③ e스포츠 산업 중심지, 중국 : 중국은 전 세계에서 e스포츠 인기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코트라 중국 시안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약 1579억 위안(약 28조원)에 달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경우, 중국이 자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의 흥행 견인을 위해 e스포츠의 정식 종목 채택을 추진했었다는 해석이 많다. 실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최고 인기 종목이다. 경기 관람 티켓은 추첨으로만 살 수 있고, 티켓 가격도 가장 비싼 수준이다. 주최 측은 매 경기 5000여 좌석이 매진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국 ‘국대’는 어떻게
2018년 자카르타ㆍ팔램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페이커(이상혁) 선수. 사진 아시아e스포츠연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FC온라인, 롤, 배그, 스트리트파이터5 등 4개 종목에 15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파견했다. e스포츠가 시범 종목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한국은 금메달 1개(스타크래프트2), 은메달 1개(롤)를 획득했다. e스포츠 강국인 만큼 아시안게임에서 전 종목 메달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e스포츠 레전드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 등이 출전하는 롤, 국제대회에서 숱하게 우승한 곽준혁 선수가 출전하는 FC온라인 등에서 금메달을 기대하는 전망이 많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