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생전 모습(왼쪽)과 지난 7월 인천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한 스토커 모습[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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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에도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사건 당일 피해자의 어머니 또한 범행을 말리다가 크게 다쳤고 어린 딸마저 심리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30·남)씨의 변호인은 지난 19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의를 입고 A씨는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확인하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보험설계사였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8월 10일 구속 기소된 이후 최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법원에 반성문을 냈다.
피해자 B(37·여)씨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A씨 엄벌을 촉구하는 4만4000여명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날 법정에 나온 B씨의 사촌 언니는 재판이 끝난 뒤 퇴장하는 A씨를 향해 “내 동생 살려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A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반성을 안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을 잘 해줬으면 좋겠고 사법부가 엄벌에 처할 거라고 믿겠다”고 성토했다.
이어 “A씨에게 보복살인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남은 가족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냥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은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죄를 A씨에게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유지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컴퓨터 자료화면까지 준비해 공소사실을 설명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스토킹하다가 잔인하게 살해한 범행”이라며 “어린 자녀를 비롯한 가족들이 범행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의 동생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이달 중 B씨 딸의 심리상태 검증 결과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A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17일 오전 5시53분께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인 B씨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B씨의 비명을 듣고 범행을 말리던 피해자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A씨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 6월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한 뒤 병원에 옮겨졌다가 퇴원과 동시에 경찰에 체포됐다.
사건 당시 집에 있던 B씨의 6살 딸은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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