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이달에만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지분을 늘렸다. 지분율 변동폭은 약 0.1%로 크지 않지만, 경영권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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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과 장 고문이 내년 주총에서 이사로 재선임되려면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과 ‘출석 주주 과반수’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작년 6월에는 최 씨 측 지분이 14.55%에 불과해 32.99%의 지분을 가졌던 장 씨 측이 마음만 먹으면 최 회장의 이사 선임을 막을 수 있었다.
이때문에 최 회장은 자사주 교환 및 유상증자로 한화, LG화학, 트라피구라,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등을 우군으로 확보했고 최근에는 현대차도 같은 편으로 끌어들였다. 덕분에 이달 19일 기준 최 씨 측의 지분율은 32.52%(현대차 대상 유상증자 완료 후)로 장 씨 측 지분율(31.57%)을 앞서게 됐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은 내년 주총의 이사 선임 안건에서 ‘발생 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 조건은 충족한다. 관건은 ‘출석 주주 과반수’다. 최 씨와 장 씨만 주총에 참석한다면 한 표라도 많은 쪽이 상대방의 이사 선임을 막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국민연금이 결정권을 쥔 것으로 본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약 8%(168만4902주)를 들고 있다. 최 회장이 장 고문의 이사 선임을 반대하고, 장 고문이 최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한다고 가정하면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있어야 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고려아연 지분 약 8%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2022년 주주총회에서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의 이사 선임에 반대했다./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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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지난 2012년, 2015년, 2022년에 장형진 고문의 이사 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장 고문의 과도한 겸직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작년 하반기부터 우호 세력을 확보한 것은 내년 주총에서 장 씨 측에 의해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안다”며 “현재 어느 한 쪽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아니어서 주총 때까지 지분을 더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영풍그룹을 설립한 이후 고려아연의 경영은 최 씨 일가가 맡아왔다. 그러나 최 회장이 우호 지분을 늘리고 홀로서기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장 씨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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