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식농성장인 당 대표실로 향하고 있는 모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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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입수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화영씨 재판의 사건 기록에 포함된 증인 신문 녹취서 일부를 게시하면서 ‘자신과 쌍방울 그룹 김성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적시했다. 또 이 대표의 측근 국회의원들이 유출된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증거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쌍방울이 대납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를 쌍방울의 경협 사업 계약금인 것처럼 사실 관계를 왜곡해 검찰이 조작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법률전문가(변호사)이므로 소송 기록을 소송 외적으로 사용하면 형사소송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을 알고 있다”며 “이화영씨에게 실정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화영씨를 포함한 관련자들에게 ‘자신과 쌍방울그룹의 관련성을 진술하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 측이 5건의 경기도 문건을 불법적으로 받아 수사 대응에 활용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여기에 이 대표의 측근 국회의원이 연루됐다고 했다. 검찰이 지목한 유출 문건은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고받은 ‘국제대회 소명요구 공문’, 경기도가 북한에 보내 ‘도지사 방북 초청 요청 공문’, ‘유엔(UN) 대북제재 면제 현황’, ‘남북평화협력사업 목록’ ‘유엔(UN) 대북제재 면제 및 기간 연장 진행 상황’ 등 5건이다. 검찰은 “유출 문건은 핵심 증거들”이라며 “이 대표는 유출된 공문을 통해 책임을 이화영씨와 다른 경기도 공문들에게 전가하면서 자신은 관련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근 국회의원들이 이화영씨를 회유한 정황도 영장 청구서에 담겼다. 이화영씨가 자신과 이 대표가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번복하자, 이 대표의 측근인 의원들이 이화영씨를 회유·압박하기 위해 이화영씨 최측근 인사와 가족을 접촉해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의원들의 회유에 따라 이화영씨 배우자는 남편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변호인을 남편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해임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해당 변호인은 외압에 의한 변론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임했고, 이화영씨는 다른 변호인은 선임하지 못해 자신의 재판이 한달 이상 공전되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봤다”고 했다. 결국 고립된 이화영씨가 새로 선임된 민주당 소속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는 진술서를 언론에 공개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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