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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균용, 인사청문회서 “법관이 진영논리 유혹 느끼면 사직서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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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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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재산 관련 의혹과 자녀 의혹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자는 재산 신고 누락 등 자신이 실수한 점에 대해 여러번 “송구하다”고 했다. 다만, 부동산 투기 등 야당이 제기한 몇몇 의혹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무려 10억원이나 되는 재산을 누락하는 행위를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했다. 이 후보자는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그는 처가가 운영하는 ㈜옥산과 ㈜대성자동차학원의 10억원대 비상장 주식 관련, 그동안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를 누락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말 “재산 신고 세부 규정이 바뀐 것을 알지 못해 착오가 발생했다”며 사과했다.

이 후보자가 처가와 함께 1987년에 부산 동래구의 땅(논)을 산 데 대해 ‘부동산 투기’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취득 당시 논이 아닌 잡종지였고, 농지 관련 법령 위반이 없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자녀 관련 각종 의혹들도 제기했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이 후보자 딸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지적했다. 그의 딸은 2014년에 5000만원을 증여받았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미국에 체류 중인 첼리스트 딸에게 약 6800만원의 생활비를 보냈고, 이는 편법 증여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매우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는 “생활비를 보낸 것”이라며 “(증여세 탈루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직업을 가진 자녀가 최근까지 자신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된 점도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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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성동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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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이 미국 대학 학부생 시절 대형 로펌 김앤장에 ‘아빠 찬스’로 인턴을 했다는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전혀 알지 못했고, 제 아들은 독자적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아들과 같은 시기에 학부생 인턴이 최소 10여 명 있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아빠 찬스인 것이 드러나면 사퇴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아들이 1세 때 증여받은 부산 사상구 땅 관련 증여세 납부 내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세월이 오래 지나서 납부 흔적이 없지만,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당은 이 후보자에게 ‘김명수 대법원’의 진보 편향을 바로잡으라고 주문했다. 인사 청문 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한 대법관 14명 중에서 7명이 우리법연구회, 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이라고 했고, 장동혁 의원은 “판결 내용뿐만 아니라 법원 조직 자체도 정치화됐다”고 했다. 김형동·전주혜 의원은 야권 인사들에 대한 김명수 사법부의 ‘재판 지연’을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법관이 자신의 진영 논리가 원하는 쪽으로 이끌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면 사직서를 내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때가 된 것”이라며 “저는 사법권 독립 수호, 공정한 인사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19~20일의 인사 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나, 당내에선 국회 인준을 부결하려는 기류도 있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 정책 수석 부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이 후보자는 사법부의 수장으로도, 한 사람의 법조인으로도 자격 미달”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이 후보자도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재명 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날아온 상황에서 이균용 후보자 자질 논란도 계속되고 있어 부결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회가 대법원장 인준을 부결한 것은 1988년 정기승 후보자가 유일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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